중남미

과테말라-2007

나는 걷는다 2008. 1. 23. 05:28

 <과테말라-2007>

 

 *일정: 2007.2.27-5.13(76일)


 *여정: 산타엘레나(티깔)-안티구아-산페드로-쉘라-말라까딴-쉘라-치치카스떼낭고-과테말라시티-국경 


 *환율: $1=7.64께찰(Q)  달러 인출이 가능한 자동인출기도 있다.한도액 2500께찰
 *화폐단위: 께찰.Q라고 줄여서 쓴다
 *물가: $10/더블룸,인터넷5-10께찰,우표(한국으로)8께찰.티칼 입장료50께찰

 

 

 

 산타엘레나-과테말라에 오다

 

 마을을 돌고 돌아 $7(50께찰)짜리 방을 얻었다.

공동 욕실은 인도의 지저분한 욕실을 생각나게 한다.

오래동안 방치된듯 찜찜하고 푹 꺼진 침대에 누워 툴툴댄다.

 

국경을 넘는 날에는 긴장하게 마련인데 이번에는 여행사를 통해 멕시코 국경을 넘어 과테말라로 오는

교통편을 예약해 놓아서 쉽게 국경을 넘을 수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어렵사리 플로레스가 아닌 산타엘레나에 도착해서 간신히 방을 잡았다.

 

산타엘레나는 마야유적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티깔에 가기 위해 여행자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어서인지

숙소는 수준에 비해 비쌌다.

멕시코와 거의  맞먹는다.

 

하루종일 일이 잘 안 풀릴 때에는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

더구나 날씨마저 후덥지근해서 온몸이 끈적거리는데 공동욕실은 지저분하기 이를 데없고 쥐까지 들락거릴 때는 말이다.

 

간신히 샤워하고 시장에 가서 의마무지로 밥을 먹었다.

위생상태를 따진다는 것이 사치인 시장 노점에서 밥 한켠에 닭튀김을 올려 플리스틱 접시에 담아 낸 일품 요리(?)다.

바로 옆집은 테이프를 파는 노점이라 스피커에서는 귀청이 떨어질 듯 음악소리가 요란하고

비포장 흙길에는 차가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좁은 골목을 간신히 빠져 나가고 있다.

 

여행사에 가서 티깔행 왕복 버스표를 사고 일찌감치 집으로 와서 불을 껐다.

숙소 밖도 방안도 어둠에 잠겼다.

  

 

 

 모든 마야 유적의 어머니로 일컬어지는 티깔.

 초기 마야 유적은 기원전 7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

 

 

 

 

 시내에서 65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티깔까지 미니봉고를 타고 1시간만에 도착했다.

 마치 하늘로 오르는 계단이라도 되는양 가파르게 위를 향하는 계단들이 아득하다.

 

 

 

 

 

 

  

  가장 높은 66미터의 4신전 꼭대기에 오르니 사방이 끝없는 정글이다.

   3신전 꼭대기가 정글숲 위로 솟아 있다.

 

  4신전 맨 위에서는 보수 공사가 한창이고 정글 속에서는 치열한 생명 다툼이 벌어지는지 동물의 울부짖음이 사납다.

  마치 정글을 탐험하는 탐험가라도 된 양 피라밋 여기저기를 오르내리며 걸어다닌다.

 

 

 

 

너무 가팔러서  사고가 난적이 있는 1신전은 오르지 못하게 되어 있다.

2신전도 중앙계단대신 신전 옆으로 임시 나무 계단을 만들어 사람들이 조금 더 안전하게 오르게 하고 있다.

 

 

 

 

on the bus(산타엘레나~과테말라시티~안티구아)

 

산타엘레나에서 과테말라 시티까지 오는 야간 버스는 후지다.인도의 로컬버스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먼지가 풀썩거리는 의자는 시트가 제멋대로 벗겨겨 너덜거리고 불결한 스펀지 속살이 반쯤 드러나 있다. 

그 사이로 바퀴벌레가 활개를 치며 기어다닌다.

 

표를 살 때는 좌석이 지정되어 있었지만 막상 타고 보니 다른 사람이 앉아 있으면서 일어서 생각을 안한다.

마치 '먼저 앉는 게 임자'라는 표정을 짓고 있다.

 

1시간 30분전에 터미널에 도착했으면서도 우여곡절끝에 간신히 버스에 탈 수있었다.

과테말라 시티까지는 10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하지만 정신없이 내달린 버스는 7시간만에 도착했다.새벽 3시.

 

한 편으로는 악명높은 구간을 무사히 통과한 것에 안도했다.

플로레스에서 과테말라시티까지 오는 야간 버스를 노리는 무시무시한 무장 강도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떼강도가 한적한 곳에서 차를 강제로 세우고 외국 여행자의 돈과 소지품을 턴다고 했다.

이때 절대 반항하거나 거부해서는 안되며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 살길이라고 했다.

상상만으로도 오싹했다.이 나라의 치안상태를 짐작할만했다.

 

차에 타기 전에 미리 약간의 돈을 따로 챙겨 주머니에 넣었다.

만약에 대비해 그들이 원하면 주머니에서 바로 꺼내 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손목시계는 풀어서 배낭 안쪽에 넣었다.

 

너무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대합실에서 날이 밝기를 기다려야 했다.

한 나라 수도의 버스터미널이라고 하기가 민망하다.

대합실 안에서는 쥐들이 쏜살같이 내달리고 동트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바닥에서 자고 있다.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유일한 외국인인 서양 할아버지는 5시가 되자마자 택시를 타고 안티구아행 버스터미널로 갔다.

지도상으로 안티구아행 버스터미널이 멀지 않아서 좀더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밖으로 나왔다.

 

문제는 그 때부터다.

지도에 나와 있는 안티구아행 버스터미널이 없어졌다.어딘가로 이전을 한 것이다.

지나가는 몇몇 사람에게 물어보았지만 짧은 스페인어 실력으로는 그들의 말을 정확하게 간파하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버스 터미널이 바로 얼마전에 이곳에서 제법 먼 곳으로 이전을 했으며 그곳에 가려면 택시를 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택시 대신 새로 생긴 메트로를 타고 treb역에 내린 후 다시 15분쯤 걸어서 드디어 도착했다.

터미널이라기 보다는  버스정류장이다.

 

기다렸다가 안티구아행 버스에 타고 보니 외국인은 달랑 우리 둘이다.

정류장마다 버스가 서고 사람들이 타고 내렸다.

마치 서울과 안양을 오가는 시외버스를 탄 것같다.

도중에 여행자만을 태운 안티구아행 버스가 '쌩'하고 스쳐갔다.

 

 

 

 

 과테말라 시티에서 1시간 20분만에 도착한 안티구아는,지진으로 과테말라 시티로 수도를 옮기기전까지 233년동안 과테말라의 수도였다.

 오래전부터 여행자들이 드나들기 시작한 안티구아의 물가는 오를대로 올라 있다.

 안티구아가 물가싸다는 것도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이야기가 되버린 것이다.

 체감물가는 멕시코와 별반 다르지 않고 기반 시설은 뒤떨어진다.

 

.숙소:<San Jernimo>60께찰/dbl,물 제공,부엌,공동욕실

  

 

 

 

 

 숙소는 바로 시장 옆이다.

 꽤 규모가 큰 시장은 작은 점포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골목골목이 복잡하다.

 

 시장에는 수박,딸기,파파야,오렌지 등의 과일과 온갖 야채가 넘쳐 난다.

 상추와 가지, 호박이 보여 반갑다.내친김에 무와 배추도 찾아보지만 는 보이지 않는다.

 옷가지와 신발류를 비롯한 공산품과 일용품들도 빼곡하다.

 

하지만 먹거리가 신통치 않다.

현지인들은 주로 쌀죽이나 우유죽,옥수수죽에 바게트 빵이나 옥수수반죽 속에 소를 넣어 바나나 잎에 싸서 쪄낸 것을 먹기도 한다.

쌀죽에 감자튀김,조각수박으로 아침을 먹고 오후에는 계란을 다섯 개 사다가 계란 프라이를 했다.

수퍼에 가서 쌀도 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안티구아의 중심은 공원이다.

 성당, 시청, 관광안내소, 관광경찰서가 주위에 있다.

 

 안티구아는  화산활동이 활발한 곳이라 지진이 여러 번 났다.

 그래서 1500~1600년경에 지어진 유서깊은 성당들과 건물들이 지진으로 파괴된 채 복구되지 않은 곳들이 많다.

 

 마을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있는 언덕에 가려면 경찰과 동행해야 할 정도로 치안은 부재하다.

 안그래도 곤봉과 총을 든 경찰들이 공원과 주변 골목을 순찰한다.

 

 ATM에서 돈을 인출했다.

 께찰이나 달러로도 현금 인출이 가능한데 한도액은 2500께찰(약 $300)이다.

 

 동네 구경을 다니다 <누들코리아>라는 한국 음식점을 보았다.

 라면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작은 식당이다.

 요 며칠 먹거리도 신통치않은데 들어가볼까.

 집떠난지 한 달도 안되었건만 입구의 소주광고 포스터가 정겹기만 하다.

 

 .인터넷5~10께찰/hour,화산투어$5+25께찰(입장료),엽서2.25~3께찰,우표8께찰

 

 

 

 아침부터 스산하다.먹구름이 무겁게 내려앉아 있는대로 인상을 쓰고 있다.

 재래시장은 장날이었던 어제의 분주함을 까맣게 잊기라도 한듯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아서 스산함 을 더한다.

 인심좋게 한대접 가득 퍼주는 쌀죽으로 추위와 허기를 밀어내고 거리로 나섰다.

 

카톨릭 신자들이 많은 나라답게 주일을 지키려 거리의 상점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대신 마을 남동쪽 끝자락에 있는 산프란시스코 성당은 미사를 보러온 신자들로 가득하다.

 

날씨가 맑으면 파카야 화산 투어를 하려고 했지만 오늘도 '흐림'이다.그리고 바람......

아구아 화산도 분화구가 구름 속에 가려 있다.

 

시장에서 반찬가게를 찾아냈다.

수퍼에서는 미국에서 생산된 것이긴 하지만 삼양라면도 발견(?)했다.

우선 면발과 국물맛을 시험해볼겸 새우맛과 닭고기맛으로 2개씩 샀다.

쫄깃한 면발이 아니라 반쯤 국수맛이 섞여 있다.

그렇거나 말거나 고마운 일이다. 

  

음악을 듣기 위해 어답터를 샀다.

중남미 대부분이 110V인데 갖고 온 카셋트 레코더는 220V전용이다.

어답터는 중국제.레코더 역시 중국 쿤밍에서 산 것이라 제짝을 만난 셈이다.

 

집으로 와서 김광석 음악을 들었다.

 

음악의 힘은 크다.

 

어제 맛이 검증된 라면을 더 사기 위해 수퍼로 갔다.

라면이 절반 이상 줄어 있다.아마도 심사가 비슷한 누군가가 왕창 사갔나보다.

산페드로로 갈 때 가지고 가기 위해 의욕적으로 22개를 샀다.

 

여행자들이 많이 드나드는 안티구아에 오면 남미 가이드 북을 쉽게 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여의치 않다.

중고는 물론 새 것도 거의 없다.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가보다.

여러 서점을 뒤적이다 간신히 발견한 <론리 플래닛 남미>중고가 185께찰.거의 $24에 육박한다.

 

 

 

 

 

화산으로 떠나는 미니봉고가 14명의 정원을 가득 싣고서 파카야로 갔다.

 

투어를 떠나기 전에 한바탕 난리가 났다.

화산 주위에 관광객들을 노린 강도들이 설쳐댄다는 말에 여권과 카드,현금을 방안에 잘 숨겨놓고 가기 위해서다.

현금과 여권은 배낭에 분산시켜 숨기고 배낭은 열쇠로 잠근후,방안에 있는 사물함에 넣고 다시 한 번 안전 잠금장치를 채웠다.

카드는 방안의 비밀 장소(?)에 숨겼다.

 

화산 입구에는 우리팀 말고도 외국인들이 많았다.

화산 곳곳에서 순찰을 돈다는 안전 요원들이 한가하게 입구에서 서성였다.

 

 

오르막은 가파른 마른 흙길이다.

흙먼지가 이른 가파른 길을 한시간 이상 오르자 멀리서 용암이 분출되는 것이 보였다.

화산 어깨쯤에서 흘러내리고 있다.난생 처음보는 진풍경이다.

조금 더 올라가자 가까이에서 용암이 흘러내리는 것이 보였다.

 

 

 발밑이 뜨겁다.

 어제 인도네시아에서 또 지진이 발생했다는 뉴스가 새삼스럽다.

 활화산은 그저 활화산일 뿐인데 인간의 조건에 따라 누구에게는 삶의 터전을 짓밟는 생지옥이기도 하고

 어떤 이에게는 돈을 주고 보러 오는 구경거리이기도 하다.

 

 

 

 

 산페드로San pedro

 

산 페드로는 생각했던 것보다 큰 섬이고 선착장 주변에 여행자 식당과 까페, 여행사와 숙소들이 넘쳐났다.

한동안 이곳에서 지내려면 부엌을 사용할 수있는, 적당한 가격의 숙소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첫날은 마땅한 숙소를 찾지 못해서 방이 40개가 넘는 숙소에서 잤다.

부엌을 사용할 수없어서인지 꽤 규모가 크고 넓은 마당과 식당까지 갖추고 있었지만 우리외에 겨우 한 명의 여행자가 더 있을 뿐이다.

 

짐을 풀고 숙소를 찾아 다녔다.

선착장 근처의 숙소들 중에서 전망이 좋거나 인기가 있는 곳들은 다 찼거나 가격이 비싼 편이다.

다행히 다리품을 판 보람이 있어서 욕실딸린 깨끗하고 조용한 방을 얻었다.

2주 머무는 조건으로 하루에 50께찰에서 36께찰로 깎았다.

2주에 500께찰로 정하고 일주에 250께찰씩 선불로 지급하기로 했다.

마음에 드는 숙소에서 몸도 마음도 한동안 쉬어가면 좋으리라.

 

산페드로의 숙소는 공동욕실일 경우 15께찰인 곳들이 많고 화장실이 딸린 경우는 50께찰 정도이다.

아띠뜰란 호수가 잘 보이는지 등 전망과 부엌을 사용할 수있는지 여부도 방을 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장기로 -적어도 일주일 이상- 머물 경우 가격 협상에 유리하다. 

 

 

 

산페드로에는 작은 시장이 있는데 대개 오전중에 거래가 끝나는 오전 시장이다.

 아침부터 점심때까지는 붐비지만 12시만 넘어도 파장 분위기다.

 

주민은 대개가 원주민들로 여자들은 블라우스에 긴 치마를 입고 허리를 벨트로 조여 매거나 앞치마를 두른다.

머리는 긴 생머리를 하나로 묶거나 위로 틀어 올렸다.

남자들  중에서 일부 노인들은 전통 옷을 입고 있는데 흰 바탕에 얼룩한 무늬들이 있다.

여자들만 보면 이곳이 라오스나 미얀마가 아닌가 착각이 들곤 한다.

시장 한 귀퉁이에 야채를 듬뿍 넣은 국수가게가 있을 것만 같다.

 

 

 

장날이다.

 바나나와 토마토,양파를 사고 꽃그림이 그려져 있는 플라스틱 접시 두 개와 대접도 샀다.

 맘같아서는 적당한 크기의 밥솥과 컵, 도시락통도 사고 싶지만 물건을 늘리는 것은 한 번 더 생각해 볼이다.

 

 

 'Amar es......(사랑이란..)

 Prerarar tu plato favorito '

 

 오늘 사먹은 팝콘 봉지안에 들어 있는 스티커에 적혀 있는 '오늘의 명언'이다.

  

산 후안은 산 페드로 옆마을이다.

산 후안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면 가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어서 대개의 현지인들도 툭툭을 타고 다닌다.

툭툭대신 쉬엄쉬엄 걸어서 산후안으로 놀러 갔다.

 

호텔과 주점이 두어곳 있고 스페인어 학교도 있지만 조용한, 전형적인 현지인 마을이다.

시장이랄 것은 없지만 야채와 과일,생필품을 파는 노점이 거리를 따라 줄지어 있다.

그 중에서도 밥집이 눈에 띈다.

 닭튀김,생선 튀김,국수볶음,콩요리 등 반찬도 대여섯 가지나 된다.

 

묵는 숙소에 한국 여행자가 왔다.최웅님.

그는 알라스카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자전거로 여행을 했다.

남미끝까지 간 후 유럽으로 갈 예정이다.

북미끝에서 남미끝까지 아메리카 종단이다.

 

숙소에 딸과 함께 여행중인 일본 여자 여행자가 왔다.

일본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간 후 하룻밤을 자고 과테말라시티까지 비행기로 온 후 바로 이곳으로 왔다고 했다.

 

그녀의 딸인 대여섯살쯤 되어보이는 계집아이는 낯선 곳,낯선 사람을 가림할 것도 없이

늘 만났던 사람들처럼 대했고 제 집에서 하듯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부산했다.

아이 엄마는 긴 여정이 피곤했는지 오자마자 긴 간이 의자에 몸을 옆으로 웅크리고 누웠다.

 

삶의 굴곡을 여러 차례 넘나든 표정과 눈매,편안한 듯 하지만 허한 웃음,

잠이 든 사이 슬리퍼가 벗겨진 그녀의 거친, 작은 발이 애처롭다.

 

비가  쏟아졌다.

프라이팬에서는 감자와 호박을 넣은 야채볶음밥이 한창 지글거리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괜스레 처연해지려는 마음을 꾹꾹 누르고 볶음밥을 한 입 가득 입에 넣었다.

 

 

 

 

 산 페드로에는 스페인어 학교가 여럿 있다.

 1주일에 5일 수업,하루 4시간에 60께찰.안티구아와 비슷한 수준이다.

 민박은 일주일에 $50.비교적 조용하고 싼 숙박비때문에 이곳에서 스페인어를 배우는 여행자들이 꽤 많다.

 스페인어권을 오래 여행하려면 스페인어와 친해져야 한다.

 

 먹거리 문제가 해결되면서 서서히 생활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냄비와 컵을 샀다.

 

살림살이가 늘어간다.

 

주걱도 샀다.

조그만 숟가락으로 밥을 볶아야하는 어려움을 덜기 위해서다.

산페드로에도 싸구려 중국제 물건들이 넘쳐나는데 오늘 산 주걱도

중국산 대나무 주걱이다.

멀리도 왔구나,대나무 주걱아......

 

저녁메뉴는 야채볶음밥과 상추다.

주엽이가 만든 야채 볶음밥이 날로 맛을 더해간다.

행여 계속 2인분의 밥을 볶아야 할까봐 주엽이는 나의 칭찬을 달가워하지 않았다.하지만 덕분에 네사람-주엽이,나,최웅님,모에-의 입이 즐거웠다.

 

새로 산 주걱덕분에  주엽이가 볶음밥 만들기가 한결 수월하다.

그래서인지 오늘 볶음밥이 최고로 맛있다.

 

저녁을 일찍 먹고 산책을 한다.

동네 한바퀴.

 

스페인어가 점점 재미있어진다.

라면 봉지에 써 있는 조리법 설명서를 읽고 레스토랑의 메뉴를 읽어내기도 한다.

감자와 오이,양파와 마늘을 뭐라고 하는지도 안다.

 

돼지저금통에 딸그랑 딸그랑 동전을 저축하듯 스페인어 단어 저금통

딸그랑 딸그랑 단어 저축이 늘어간다.

 

.냄비 18께찰,컵 3.5께찰,생수 큰 통12께찰

.환전:$100=758께찰  

 

 

 

 

 

 

 오전에 마을 윗길을 산책했다.

 산티아고 아띠뜰란으로 가는 길이다.

 도중에 집안에 있는 커피나무에서 커피를 따고 있는 아주머니를 만났다.

 

커피나무...마치 쌀나무라고 누군가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처럼 낯설다.

적어도 하루에 한 잔은 커피를 마시면서도 커피나무는 처음 보았다.

아니'커. 피. 나. 무'라고 발음해 볼 일도 없었다.

신기해하며 커피나무에 매달려 있는 커피 열매를 만져보았다.

 

 

 

 무에......며칠 전에 온 일본 여자의 여섯살박이 딸이다.

  아이지만 아이답지 않은...

  그동안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이며 놀아 주던 사람들이 떠나자 심심한 아이는 슬금슬금 2층에 있는 내게로 왔다.

  내 방 안을 궁금해하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참견하고 싶어했다.

 

 그 아이와 놀았다.

 메뉴판을 함께 만들며 레스토랑 주인과 손님 놀이를 했다.

 아이는 내게 주황색과 보라색꽃이 듬뿍 들어간 꽃햄버거를 내왔다.

 나는 꽃으로 아이의 머리를 장식해 주었다.

 이쁘다.

 

 이쁘다,이쁘다 하니 아이의 얼굴에 기쁜 표정이 가득하다.

 이쁘다.

 

 저녁 산책길에 비가 흩뿌렸다.

 아침에는 쾌청하다가도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먹구름이 몰려오고 바람까지 분다.

 

 

 

 최웅님에게 스페인어 여행 회화책을 빌렸다.

 상황별 단문들로 되어 있는데 책 뒷부분에 단어장이 첨부되어 있어서 동안  궁금했던 단어들을 한꺼번에 알게 되었다.

 나무,새,하늘,땅,바다,세계,바람......arbol,ave,cielo,tiera,mar,mundo,viento......  

 

 밤새 광풍이 몰아쳤다. 

 울컥 눈물이 흐른다.

 깊은 슬픔.

 

일찍 불을 끄고 어둠 속에 잠겼다.

그리고 다시 깨어 보니 새벽 1시.

아침을 기다리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다.

 

맞은편 방에서는 한쌍의 남녀가 열락의 세계에 빠져 한밤의 어둠을 가르는데......

난 긴긴 밤을 말똥거리다 겨우 잠을 청했다.

 

 옆방에 묵던 미국 아줌마가 떠났다.

 그녀가 데리고 다니는 강아지 띠그레도 함께 갔다.

 멕시코 산크리스토발로 간 후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녀가 가면서 쓰다남은 메일 이용권을 주었다.

 

 

 

오늘은 해가 진 후에도 광풍이 불지 않았다.

하늘에는 하나, 둘 별들이 빛을 발한다.

아띠뜰란 호수 맞은편 마을들의 불빛이 마치 반딧불들이 모여있는 것마냥 반짝였다.

 

옥상에서 금성이 뜬 것을 보고 내려와 스페인어 단어장을 만들려고 줄을 긋다 슬픔이 툭 터졌다.

옥상으로 다시 올라와 운다.

하늘에는 어느샌가 북두칠성이 예의 국자 모양으로 떠 있다.

 

슬픔이 넘칠 때가 있다.

그런 날이 있다...

 

 

 

  

 호숫가를 따라 걷는다.

  선착장에는 산티아고로 향하는 배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고 배시간에 맞춰 배를 타려는 사람들이 하나둘 오기 시작한다.

 

  물이 귀한 이곳에서 호수는 더할나위없는 목욕탕이자 수영장이고 빨래터이다.

  어른 아이할것없이 팬티를 수영복삼아 물놀이를 하고

  한갓진 곳에서는 아주머니도 가슴을 다 드러내고 긴 머리도 감고 목욕도 한다.

  그런가하면 적당한 크기의 돌들이 놓여 있어 빨래판 역할을 하고 아낙들은 빤 빨래들을 연신 햇빛에 널으며 빨래를 계속한다.

 

  몇몇 사내들이 모래를 채취하고 있다.

  어딜 가나 일당 노동자들의 하루는 고달프다.

  끼니에 맞춰 점심을 먹으러 가는 사내의 어깨는 쳐져 있다.

 

 호숫가 주변 밭에는 양파며 상추, 파가 한창 자라고 있고 멋드러진 호텔들도 있다.

 호숫가를 따라 걷다가 도로길로 접어들었다.

 

커피 수확이 한창이다.

80킬로그램드리 쌀자루에 막 딴 커피들을 가득 담아 야무지게 동여맨후 저울에 단다.

 

툭툭마저 갈 수없는 길에 이르면 모든 바퀴달린 것들이 멈추고 울퉁불퉁한 좁은 흙길이 이어진다.

말을 타고 좁은 흙길을 지나 마을 건너편까지 갔다오는 여행자들을 만났다.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인데 발걸음은 아직 가지 않은 길로 마냥 내닫는다.

 

 

 

 아침부터 광풍이다.

 최웅님이 미국에서 산 책을 주었다.동사를 기본으로 한 스페인어 문법책이다.

 갖고 있는 책과 골자는 같다해도 접근법이 다르니 새롭고 재미있다.

 술렁술렁 5과까지 했다.

 

4월 1일부터 일주일간은 부활절 축제 SEMANA SANTA다.

1년중 가장 큰 축제로 전국이 들썩거리고 여행자들이 모여든다.

물론 방값도 껑충 널뛰기를 한다.

그 기간동안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그리고 스페인어 기초도 한곳에 머물면서 다져야한다.그러기에는 산페드로가 안성마춤이다.

 

 

 

 한 달을 더 머물기에는 방값이 조금 부담스러워서 저녁산책을 하면서 몇 집을 둘러 보았다.

 공동 욕실을 쓰고 부엌을 사용할 수있는 집이 하루에 15께찰.

 매력적인 가격이긴 하지만 전망을 기대할 수없고 그동안 머문 집에 익숙해져서 옮기는 것이 쉽지 않다.

 

 한 달 머무는 조건으로 주인과 다시 협상을 했다.

 전액 선불 조건으로 900께찰.하루에 30께찰 꼴이다.

 욕실딸린  깨끗한 방과 전망,부엌을 사용할 수있는 것을 감안하면 훌륭한 가격이다.

 

협상을 끝내고 우리는 마치 전세집이라도 계약한양 들떠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방값으로 11만원이라는 거금(?)을 일시불로 내기는 처음이다. 

방값을 지불하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찾고 스페인어 공부한 것을 정리하기 위해 공책과 볼펜도 샀다.

 

 공부합시다!!

 

 

  

 

  장날이다.

  산페드로 시장은 매일 서는 상설시장이기는 하지만 수요일과 주말에는 특히 붐빈다.

  그 중에서도 일요일에는 평소의 두 배가 넘는 장사꾼과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새삼스레 장날임을 일깨운다.

  그날은 야채장수도 그릇장수도 평소보다 많고 평소에는 없던 농이며 탁자,경대와 같은 가구들도 시장에 나왔다가

 금세 주인을 만나 어디론가 실려가기도 하고 하루종일 주인을 기다리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일요일만 되면 특별히 살 것이 없어도 서둘러 장으로 달려가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느릿한 걸음으로 좁다란 시장을 몇바퀴고 돈다.

 

 조각 수박이나 얼린 아이스께끼를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구슬과 판박이,카드를 놓고 한참을 집었다놨다하다가

 중국제임이 분명한 조잡한 플라스틱 로봇을 집어들고 뿌듯해하는 아이들의 표정도 재미있다.

 

 

 

그런가하면 아낙네들은 장바구니대신 늘 두르고 다니는 앞치마에 과일이며 야채를 사서 담고 부지런히 집으로 향하거나

 양은 주전자나 냄비,사기그릇들을 세심한 눈길로 살피다가 맘에 쏙 드는 것으로 장만하기도 한다.

 

   

  

  

  산 페드로 뒤쪽으로 난 포장도로는 산티아고 아띠뜰란으로 통하는 길이지만

  몇번의 무장강도 사건이 있은 후, 여행자들에게는 가서는 안될,아주 위험한 길로 여겨지고 있다.

  그래서 대개는 산티아고에 갈 때 배를 타고 간다.그건 현지인들도 마찬가지다.

 

 그 길을 따라 걸어서 산페드로 화산으로 올라가는 입구까지 갔다.

 입구에는 산페드로 생태공원이라고 적혀있고 매표소겸 안내소가 있다.

 

 경찰과 가이드가 상주하고 있는데 화산에 올라가려면 100께찰을 입장료로 내야 한다. 

 동네 뒷산(?)에 돈내고 올라가기는 싫다.  

 

 

 동네 산책길에 만난 아이들 

 

 

 

  

 학교를 파하고 집으로 가는 자매...아이들의 웃음이 하늘까지 닿을 듯하다.

 

 

 

 

 오늘 떠난다고 했던 아래층 이웃 최웅님이 떠나지 않았다.

 잘됐다.

 야채비빔밥과 상추쌈으로 저녁을 준비해서 함께 먹었다.

 후식은 여행담......

 

 그가 내일 떠나야겠다며 작별인사를 했다.

 주엽이가 다시는 이승에서 못만날 인연일지도 모른다며

 헤어짐을 애닯아한다.

 

우리는 알지 못할 허전함을 꾹꾹 눌렀다.

아침에 보니 문앞 탁자에 메모가 있다.

떠난 이의 작별인사다.

 

 

 

 아띠뜰란 호수에 기댄 다른 마을들이 궁금했다. 

 옥상에서 보면 호수 주변의 마을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낮에는 아띠뜰란 호수를 따라 연이은 마을들이 보였다.

 호수 저편 마을의 하얀 교회 건물들이 더욱 하얗게 빛났다.

 밤에는 집과 햐얀 교회대신 반딧불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마냥 불빛이 반짝였다.

 

그곳에 가고 싶었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을 걸어서 낯선 마을을 천천히 걸어다니고 싶었다.

그래서 마음이 가는대로 산후안과 산파블로를 지나 산마르코스까지 갔다.

갈 때는 픽업을 타고 가고 올 때는 걸었다.

 

산페드로 다음 마을인 산후안은 며칠전에 걸어 갔던 곳이라 더 친근하게 여겨진다.

 

다음 마을인 산파블로는 산후안이나 산마르코스와는 비교도 안되게 큰 마을이다.

옥상에서 매일 건너다보며 산 마르코스려니 했던 곳이 알고 보니 산파블로였다.

교회안은 세마나산타를 위한 준비인듯 아름답게 휘장이 둘러쳐져 있다.

 

산파블로에서 픽업을 타고 출발하는가 싶었는데 도착한 곳이 산 마르코스다.

흙벽돌로 쌓은 담장과 위아래 모두 전통옷을 입은 여인들의 차림을 보니 더 원형에 가까운 원주민 마을에 온 것같았다.

 

이 작은 마을이 여행자들의 관심을 끌게 된 이유가 영적이 기운이 넘치는 곳이기 때문이라던가.

래서인지 명상센터와 요가 전단지가 곳곳에 붙어 있고

선착장에서 픽업이 도착하는 좁다란 골목을 따라 숙소와 식당,인터넷까페와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여행자와 원주민이 서로의 영역을 갖고 있으면서도 적절히 공존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각자의 세상에  살고 있는 것도 같다.

 

 

 

 선착장에는 조금 전 마을에서 보았던 한 자유인이 호수를 바라보며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채-그러다 나를 보자 반바지를 걸쳤다- 

 북을 치다  피리를 불다 하였다.

 그는 아무 것에도 구애될 것 없어 보였다.

 

그와 나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가.

외형이 어떠하든 길이 비슷하면 삶의 어느 길목에서 스치듯 다시 만날지도 모를 일이다.

 

 

 

  

 

 매일 밥을 사다 볶아먹다가 처음으로 쌀을 사서 밥을 지었다.

 

  30분동안 꼬박 불앞에 지켜서서 지은 밥은 고슬고슬한게 맛나다. 

 

 그리고 어제 호박 부침을 한데 이어 오늘은 야채부침개와 감자볶음을 했다.

 

 호박,양파,당근,감자,고추를 썰어 넣고 만든 야채전을 간장에 찍어 먹었다.

 감자볶음은 주엽이가 엄마가 집에서 해주신 맛과 거의 똑같단다.

 내일은 뭘 만들어 먹을까.

  

 수제비를 떴다.

 야채를 듬뿍 넣고 닭고기 스프와 양념으로 맛을 냈다.

 수제비 반죽도 알맞다.

 첫 작품치고 대성공이다.

  

 세마나산타는 오늘부터 일주일간이다.

현지인들에게는 황금연휴다.

래서인지 산 페드로로 놀러온 현지인 관광객들이 많다.

 

오후에는 과테말라시티에서 중학교 선생을 하는 친구를 만났다.스페인어를 가르친단다.

서툰 나의 스페인어를 인내심있게 들어주는 그녀는 이제까지 보았던 현지인 여자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뽀얀 피부와 큼직한 눈,상냥한 웃음을 지닌 미인이다.

 

 

 

 어제도 저녁나절부터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오늘은 이른 저녁을 먹고나자 비가 쏟아졌다.

 벌써 우기가 시작되나보다.

 

오늘의 메뉴는 가지볶음과 호박전이다.

주엽이는 맛있게 먹고 난 후 90점을 주었다.

 

시장근처 가게에서 쌀과 밀가루를 각각 1킬로그램씩 샀다.

한동안 먹을 식량을 재어 놓았다는 생각에

마치 월동준비로 김장을 마치고 연탄 몇백장을 들여 놓은 것처럼 든든하다.

 

.쌀과 밀가루 1킬로그램, 각2.5께찰 

 

 

 

 산페드로-세마나산타

 

축제는 시작됐다.

북적이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사진기를 들고 선글래스를 쓴 현지인 관광객들도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댄다.

 

여행온 현지인 여자들은 짙은 화장때문에 이곳 사람들과 한눈에 구별된다.물론 그녀들은 전통의상도 입지 않는다.

산페드로 여인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화장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화장한 현지인 여행자들의 모습이 낯설다.

나도 한껏 들떠서 시장을 기웃거리다 3께찰을 주고 분홍색 윗도리를 샀다.중고다.

 

 

 

 성당앞에서는 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아침 나절 북을 둥둥 울리며 동네를 한바퀴 돈 행렬이 성당안으로 향했다.

 아이들도 신이 나서 성당앞을 떠날 줄 모른다.

 

 여인네들이 머리에 바나나와 파인애플,망고 등 과일이 가득 담긴 바구니를 이었다.

 행렬이 가져온 과일들로 성당안팎을 장식했다.

 

나도 성당 앞에서 동네 사람들 틈에 끼어 나무를 장식하는데 쓰일 잎을 정성스럽게 헝겊으로 닦았다.

마치 잔치 전날 온동네 사람들이 모여 품앗이를 하는 것같다.

행렬은 저녁 7시부터 시작된다.

 

행렬을 하기전 저녁미사를 했다.

참석자들은 대개가 여자들이고 행렬을 위해 옷을 똑같이 맞춰입은 아이들도 여럿 있다.

그들은 꾸미지 않은 생 목소리로 주님을 찬양하였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미사 시작전부터 간간이 내리기 시작한 비가 그칠 생각을 않더니 미사가 끝나자 오히려 빗발이 더 굵어졌다.

아쉽게도 오늘 행사는 비로인해 취소다.

 

 

 

 세마나산타는  가장 큰 축제다.

 오늘부터 달력에 빨간 글씨로 써 있는 공식적인 휴일이다. 

 공식적으로는 3일동안 휴일이지만 대개가 일주일정도 쉬고 전 주 주말을 합하면 9일이나 되는 긴 휴가인 셈이다.

 

숙소들은 몰려드는 여행자들로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어서 한 명의 여행자라도 더 받기 위해 마당과 옥상에 텐트까지 쳤다.

물론 방값도 야물딱지게 올랐다.

 

 성당의 축제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간다.

 

성당으로 갔다.

하늘은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있더니 급기야 비를 뿌렸다.

미사가 끝날 때까지 비가 멈추길 고대했지만 빗발은 보란듯이 굵어졌다.

어제처럼 오늘도 비때문에 행사를 못하는가 싶었는데 사람들이 점점 더 모여들었다.

 

 

 

 

  9시쯤되자 행렬이 시작되었다.

  십자가상을 든 여인들이 맨 앞에 서고 십자가를 맨 예수상을 든 남정네들이 뒤를 이었다.

 

 

 

 

  

 마지막에는 마리아상을 든 여인들이 뒤따랐다.

 

 

 

 

은은한 조명과 꽃으로 장식된 상들을 같은 옷으로 맞춰입은 사람들이 들고 천천히 발맞추어 행진하고 있다.

 

 

 

 

 

 비는 여전히 부슬거려 행렬은 더욱 엄숙하고 장대하다.

 마을의 모든 신자들은 다 모인듯 일정한 거리를 간 후에는 다음 사람들에게 인계했다.

 행진을 하는 동안 세 가지 상들을 한 번도 바닥에 내려 놓지 않는 것이다.

 거리는 행렬을 지켜보는 사람들로 가득찼다. 

 

 평소라면 15분정도면 너끈히 한바퀴 돌 수있는 길을 2시간이 넘게 행진을 하고 있다.

11시가 넘도록 행렬은 계속되고 있었지만 집으로 왔다.

내일은 아침 8시부터 행렬이 있기 때문이다.

 

산페드로에 온지 한 달 째 되는 날이다.

 

 한 달이 마치 하루같다.

 

살다보면 1년이 하루같기도 할 것이며

평생이 찰나임을 알게 될 날도 있을  것이다.

 

시간이 물처럼 흘렀다...

 

어젯밤에 행여라도 제시간에 일어나지 못할까봐 알람을 맞춰놓고 잤다.

늦게 잔 탓에 잠이 부족한 주엽이는 잠시 갈까말까 망설이는 눈치고

나는 7시부터 일어나 들떠 있다.

 

 

 

시간에 맞춰 시장앞 길에 들어섰을때 그만 눈이 휘둥그레졌다.

순례를 돌 길 바닥이 꽃잎과 나뭇잎들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었다.

 

 

 

마치 밤사이 천사가 요술을 부린듯 길위에 꽃과 나비와 온갖 아름다운 장식들이 수놓여 있다.

 

 

 

 

 도대체 몇 명의 사람들이 몇시간동안에 이 일을 한 것일까.

 

 톱밥에 갖가지 물을 들여 바탕색을 삼고 과일과 나뭇가지와 솔잎들로 장식했다.

 

 

 

문양들에서 정성과 세심한 손길이 느껴졌다.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입을 다물지 못하고  보고 있는데 마침 마지막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곳이 있었다.

노란 톱밥을 바탕에 깔고 붉은 장미를 섬세하게 작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서 모양을 고정시켰다.

 

 

 

8시가 되자 어제에 이어 순례가 시작되었다.

어제처럼 십자가상이 선두에 서고 그 뒤에 십자가를 맨 예수상과 마리아상이 따랐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꽉 메웠고 중간중간에 멈추어서 기도를 드리곤 했다.

 

 

 

십자가상은 아름다운 꽃길을 밟고 지나갔다.

십자가를 맨 지친 예수도,슬퍼하는 마리아도 정성스레 바쳐진 꽃길을 밟고 지나갔다.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뒤를 따르는 악대가 연주하는 음악은 장려하면서도 비통하고 애닯다.

 미사보를 쓴 여인네들이 든 미리아상이나 동네 노인들이 부르는 찬송가도 감동적이다.

 무엇보다 갈고 다듬어지지 않은 목소리로 부르는 찬송가는 화장기 하나 없는 맑은 얼굴로 주님앞에 선 것같다.

 

 

 

  장대한 행렬은 4시간만에 다시 성당으로 돌아왔다.

  신의 아들 예수에게 봉송된 꽃길도 흔적없이 사라졌다.

 

 예수는 부활했고 잔치는 끝났다!!

 

 

 

  시장은 오늘까지 쉰다.

  주말이지만 평일보다 더 한산하다. 

 

 어제 행렬에서 단골로 아침을 먹는 집 자매를 만났다.

둘다 눈매가 크고 서글서글한데 마리아상을 들고 행진하다가 만난 것이다.

 

 오늘 저녁에는 마리아상이 순례를 돌았다.

우기도 아니건만 저녁 나절만 됐다하면 여지없이 비가 내리고 오늘도 예외가 아니다. 

미사가 끝나고 마리아상이 순례를 시작하자 빗발은 점점 굵어지더니 채 30분도 못가 폭우로 변했다.

행렬은 계속되었지만 우산이 없어서 근처 처마밑으로 들어갔다.

 

맞은편은 교회다.

이곳에서도 행사가 있는지 행사준비가 한창이다.

그런데 교회안에 십자상이 없다.

마음속으로 주님을 모실뿐 형상을 섬기지 않는다고 했다.

 

형식이야 아무려면 어떠랴.

가는 길이 하나인 것을......

 

 

 

 지난 번에 왔던 산페드로 화산 입구까지 산책을 했다.

 이 번에는 입구를 지나 포장도로가 끝나는 곳을 지나쳤다.

 길은 가파는 오르막으로 접어들고 아직도 휴일의 연속이어서인지 지난번과는 달리 오가는 차도 사람도 없다.

 

마을을 벗어나기 전에 오가는 동네 사람들과 만나 그동안 공부했던 단어며 문장들로 서툴게나마 의사소통을 하며 낄낄거렸다.

하지만 사람살이에 필요한 단어들이 어찌나 많은지 여전히 낯설고 처음 들어보는 말들도 많다.

하지만 멕시코 시티에 막 도착해서 식당에 내건 메뉴들을 보고 암담해하던걸 생각하면 일취월장이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숙소에서 공동으로 쓰는 프라이팬이 보이지 않는다.

찌그러들고 도금이 벗겨지기는 했어도 작은 것과 중간 것 두개가 있어서 오믈렛이며 부침개,볶음 등을 하며 요긴하게 사용했는데, 

어제부터 둘다 사라져버린 것이다. 

 

한달을 계약했기 때문에 계약대로라면 21일까지는 머물 수있는데  주인이 난데없이 방을 비워달라고 했다.

이유인 즉 미국에서 30명이 넘는 단체관광객이 9일 예정으로 오기 때문이란다.

그렇다고 선불을 내고 머물고 있던 손님을 내모는가.

 

씩씩거리는 나를 주엽이가 다독이고 나도 꾹꾹 누른다.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나쁜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지 말라고...

그래도,그래도 불쾌하다.

주인 아저씨의 이중적이고 솔직하지 못한 태도가 마음에 안드는 것은 안드는 거다  

 

3일째 감기약을 먹었다.

목감기와 콧물감기다.

 

밤이면 기온이 내려가고 바람이 심하게 불고 비까지 흩뿌리는 환절기에 몸관리를 제대로 못한 탓이다.

약을 먹지 않고 자연스레 감기를 날려보내고 싶지만 괜히 기간이 길어지면 민폐일 것같아서 약먹고 빨리 낫는 편을 택했다.

 

 

 

 

 같은 숙소에 묵는 숙박객 모두가 방을 비워야 한다.

 오늘 일본 여행자가 대문옆 독채로 옮기고 또 다른 독채는 스페인 아저씨가 묵기로 했다고 했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다니엘과 여자 친구는 숙소 마당에 쳐 놓은 텐트로 옮기는 것을 생각중이고

 스코틀랜드 친구는 북부로, Bob아저씨는 아예 다른 곳에 두 달정도 세를 얻었다고 한다.

 미국 아저씨는 근처 해변에 일주일 정도 머물다 다시 올 예정이다.

 

 우리는 같은 골목에 있는 <산프란시스코>로 옮길 예정이다.

 300께찰에 열하루를 묵기로 했다.

 어제까지만해도 처량한 셋방살이 신세가 씁쓸했는데  이사갈 곳을 정하고 나니 마음이 가볍다.

 

프라이팬 하나가 돌아왔다.

 다니엘이 마침 부엌으로 들고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공동용품인 프라이팬을 방에 두고 쓴 그에게 미운 마음이 들기 보다는 늦게라고가져온 것이 고맙다.

  

전에 묵던 숙소와 같은 골목에 있는 산프란시스코로 이사를 했다. 

조금 어수선하고 어설프다.

하지만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며 정붙이면 그만이다.

언제라도 떠날 길위의 여행자니 정붙일 것까지도 없다.그저 잠시 머물다 가면 그만이다.

 

저녁을 준비하러 내려간 부엌에서 맨 위층에 묵는 이탈리아 친구를 만났다.

그는 대뜸 볼을 내밀게 하더니 볼인사를 한다.소리만 '쪽'내는가 싶었는데 진짜로 볼에 뽀뽀를 한다.

나,땡잡았다.

성격까지 정겨워서 자기가 만든 닭튀김과 감자튀김을 맛보라며 주고 마시던 맥주도 나눠 마시잔다.

나도 막 뜬 수제비를 맛보였다.

큰 키와 긴 머리,서글한 눈매와 부드러운 말씨,게다가 다정다감하기까지 하다.

 

이사 보너스다.

정다운 이웃사촌,크리스티앙......

 

밤새 한숨도 못잤다.

옆방에 묵는 애들이 저녁부터 우리 방앞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욕을 섞어가며 카드놀이를 했다. 

안하무인도 이만저만이 아니다.몇번 주의를 주었지만 듣는둥마는둥이다.

연이어 한밤중에 다른 두 명의 여자가 '올라'를 외치며 옆방으로 들어가더니 목소리가 더 커졌다.

급기야는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우며 목소리를 높였다.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다시 주의를 주었지만 막강 강적들은 소리만 조금 낮출뿐 계속이다.

 

저것들을 그냥.....한참후에야 조용해졌다.상황 끝이다.

새벽 2시.

 

 

 

 시장에서 미국 아저씨 로니ronny를 만났다.

 리빙스톤으로 가지 않고 마음에 드는 조용한 숙소를 찾아서  머문다고 했다.

 

저녁 산책을 하면서 Bob아저씨도 만났다.

냉장고에 전자레인지까지 딸린 집을 월 900께찰에 빌렸단다.

조용하고 전망좋고 새들이 지저귀는 곳이라고 했다.

다들 보금자리를 찾았다.

 

저녁 산책에서 돌아오니 옆방 애들이 떠났다.

오늘밤에는 조용히 잘 수있을 것같다.

 

일주일에 하루는 돈을 쓰지 않기로 정했다.

매일 소비를 해야만 일상이 유지되는 여행자지만 방값은 미리 냈으니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가능한 일이다.

지난주에도 하루 해봤는데 괜찮았다.

아침을 먹으러 가는 대신 라면 두 개를 끓여 먹었고 저녁으로는 있는 재료로 야채볶음밥과 오믈렛을 만들었다.

 

오늘도 좋다.

 

로니 아저씨가 새로 이사간 곳은 개방된듯 숨어 있다.일부러 찾지 않으면 찾기가 쉽지 않다.

주변은 옥수수밭이고 방앞에는 화단도 있고 호수도 가깝다.

 

오전에 시장에서 만난 아저씨는 파리채와 망치를 샀다.

망치는 화분을 만들때 쓸거라고 했다.

마침 아저씨는 화단에 있는 작은 화초를 분갈이하여 컵에 옮겨 담고 있다.

 

방에는 와하까에서 산 각종 조각들로 컬렉션을 꾸몄고 부엌도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다.

분갈이한 화초를 정성스레 방안에 들이는 아저씨의 모습이 행복해보인다.

창밖에는 꽃을 놓아두고 시장에서 산 잎이 넓은 화초도 방앞에 놓여 있다.

길어야 2~3주후면 이곳을 떠나지만  평생 살 집안을 가꾸듯 정성스레 가꾸고 있다.

 

 

   

  

  며칠전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10분정도 명상을 한다.

  반가부좌를 하고 천천히 코로 숨을 쉬며 잡념을 없애기 위해 100까지 센다.

  물론 숫자를 세는 사이사이에도 잡념은 파고 든다.

  10분 남짓 걸리는 짧은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것들이 왔다가는지......

 

 

 

  그런 다음 스페인어 공부를 한 후, 시장에 가서 아침을 먹는다.

 

  아침 메뉴는 따끈한 쁠라띠노 한 잔과 또옴 4개 그리고 아보카드와 야채, 달걀 한조각이 얹힌 또스따다다.

  그리고 필요한 저녁거리와 후식으로 먹을 조각수박을 사서 시장입구에 있는 성당앞 계단에 앉는다.

  지나가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하늘과 구름과 산과 지저귀는 새들을 보고 있기도 한다.

  그러노라면 단골밥집 아주머니도 지나가고 방울을 딸랑이며 아이스크림 장수가 다가오기도 한다.

 

12시쯤 집에 오면  2~3시간동안 스페이어 공부를 하는데 요즘은 책을 읽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서서히 저녁 준비할 시간이 된다.

'오늘의 메뉴'를 정하고 야채를 다듬고 썰어서 지지고 볶는다.

 대개는 두가지 반찬을 만드는데 오늘은 네가지다.

 처음 해보는 감자 조림이 맛있다.

 

부른 배를 다스려가며 설거지를 끝내고 나면 산책시간이다.

호숫가를 따라 걷다가 나무로 된 잔교위에서 잠시 쉬어간다.

 

시간이 멈추어 있기도 하고 흘러가기도 한다...

 

 

  

  

   며칠전부터 저녁 산책길에 잔교 위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아저씨를 만났다.

   오늘은 첫날 보았던 열살짜리 아들도 함께 있다.

   아이는 아버지가 만들어준 새총으로 새를 세 마리나 잡았다.

   즉사한 두 마리는 옆에 두고 살아 있는 한마리를 소중하게 안고 있다.

 

  아저씨는 저녁 찬거리를 위해 오늘도 낚시를 한다.

  어제처럼 작은 물고기 여러 마리가 비닐봉지 안에 담겨 있다.

  오늘은 게까지 한 마리 잡고 싱글벙글이다.

 

 마야족의 후손인 원주민들은 그들 고유의 말인 tzutuhil을 집에서만 쓴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스페인어만 배우고 친구들하고도 스페인어로 이야기한다.

 아이는 이 다음에 커서 선생님이 되고 싶어한다.

 그 때쯤이면 아이가 모국어로 가르칠 수 있을까..

  

 산페드로와 나흘후면 '안녕'이다.그 다음엔 쉘라로, 치치로 그리고 국경으로...

 떠날 날이 다가오면서 파나마까지 가는 일이 조금씩 실감난다.

 파나마에서 배나 비행기를 타고 콜롬비아로 가면 남미다.

 파나마까지는 4개의 국경을 넘어야 한다.국제버스도 있지만 로컬버스를 타고 가려고 한다.

 다음 달 이맘 때쯤이면 아마 중미 끝이나 남미에 닿아 있으리라......

 

저녁 나절이면 어김없이 하늘이 흐려지다가 비가 쏟아졌다.

인터넷까페를 나오는데 비가 쏟아졌다.

 

메일함을 열어 가족들 소식을 들은 주엽이가 심란해했다.

아득하게만 여겨졌던 한국에서의 일상이 바로 옆에 있는 것같기 때문이다.

이해한다,그 심정.

  

 

 

 한 번 해봐야지 하면서도 늘 구경만 하다가 떠날 날을 앞두고 카약킹을 했다.

 

 다행히 바람은 없다.신난다.

 카약하면 텔레비전에서 동강에서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본 것이 전부다.

 

들뜬 기분으로 카약에 앉으니 더럭 겁이 난다.노를 젓는 방법도 모른다.

처음 해본다는 주엽이는 금세 요령을 익혔는지 제법 잘한다.

 

물 속이 들여다보여 신기하기도 하고 다른 보트가 물살을 가르며 지나가면 카약이 출렁거려 빠질까 겁이 난다.

명조끼를 입기는 했지만 별로 위안은 안된다.

다행히 몇 분 지나자 조금씩 익숙해지고 서서히 재미도 붙었다.

 

한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4월 22일,일요일>,산페드로-생일

 

주엽이 생일이다.

눈뜨자마자 주엽이에게 생일 축하 인사를 건네고 시장으로 갔다.

일요 장날이라 아침 일찍부터 붐빈다.

큰 맘먹고 주엽이가 좋아하는 딸기를 샀다.그리고 파인애플과 수박도...

그리고 아껴두었던 짜장가루로 짜장밥을 해서 생일상을 차렸다.

 

내일 가려던 계획을 바꿔 마음이 원하는대로 산페드로에 일주일정도 더 머물기로 했다.

다 사람의 일이다.한 치 앞을 알 수없는......

 

 벌새를 보았다.

 

 

 

 

 밥아저씨의 초대를 받고 놀러갔다.

 아저씨말대로 아저씨가 구한 집은 아주 전망좋은 곳에 호젓하게 자리를 잡고 아띠뜰란 호수를 내려다보고 있다.

 집안에는 책과 가구 전자제품 등이 짜임새있게 놓여 있고 마당에는 닭이며 토끼,거위들이 놀고 있다.

 

35년동안 일하고 이제는 은퇴하고 여행중이라는 예순을 바라보는 아저씨.

20년동안 했다는 중국 기공으로 단련된 몸은 가볍고 날렵하다.

  

요즘 날마다 학수고대하는 손님이 있다.

언제 올지 알 수없고 왔다가도 바로 가는 통에 언제나 아쉽다.

오늘도 행여나 하고 기다리는 손님은 바로 벌새다.

 

몸통은 작지만 부리가 가늘고 길어서 공중에서 날개짓을 하면서 꽃 속에 있는 꿀을 먹는다.

몸통은 연녹색과 보라색이 어우러져 햇빛을 받으면 더욱 색을 발한다.

몇 번 카메라에 담으려고 시도했지만 언감생심이다.

하지만 오늘도 눈에 담았으니 운수대통이다.

 

떠나기 전에 그동안 공부한 스페인어를 정리하려고 마음먹고 먼저 동사와 명사를 정리했다.

내일은 형용사와 관용표현들을 정리할 것이다.

명사는 사람,직업,장소,시간,사물,추상명사,음식 등으로 대충 분류하였다.

 

 

 

 

 한동안 가지 않았던 빨래터이자 미니 해변이 있는 곳으로 산책에 나섰다.

 산티아고 선착장에서 오른 쪽으로 조금만 가면 되는데 주변은 온통 밭이어서 옥수수며 양파,상추가 자라고 있고 아직 개간되지 않은 곳들도 있다.

 아담하고 소박하게 지어진 집들은 주변 풍경들과 어우렁더우렁 어우러진다.

 

물가에서는 아이들이 팬티만 입고 물장난이 한창이고 여인네들은 빨래를 하거나 머리를 감고 목욕도 한다.

물은 어른 무릎이나 허리 정도다.

 

주엽이와 작은 화산석이나 소라껍데기를 던져서 물가에 박혀 있는 말뚝 맞추기 시합을 했다.

엽이만 성공했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산책코스다.

여리디 여린 싹을 틔우고 쑥쑥 자라기 시작한 옥수수가 늠름하다.

뽀오얀 궁둥이를 살짝 흙밖으로 내민 양파도 사랑스럽다.

 

잔교위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하늘빛과 물빛이 하나가 되더니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인지 알 수가 없다. 

먹구름이 급하게 하늘을 점령하더니 순식간에 바람이 휘몰아치고 소낙비가 쏟아졌다.

 

집까지 뛰었다.

집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모든 것이 한순간이다.

 

 

 

 벌새

 

 어제와 오늘은 벌새를 보지 못했다.

 

 스페인어 기초 정리는 거의 끝났다.

 

 맞은편 숙소에 머무는 이스라엘 여행자 라켈과 그녀의 남자 친구는 과테말라에 5개월째 머무는 중이다.

 한 달후에 비자가 끝나면 멕시코로 갔다가 다시 올 예정이다.

 

물가 싸고 쉬어가기 좋은 산페드로에는 외국인 장기 체류자가 스무명쯤 된다고 한다.

그들은 나름의 공동체를 구성하고 정보도 교환하고 정도 나눈다.

밥아저씨와 같은 집에 사는 데이빗은 7년째 이곳에 머물고 있다.

또 다른 미국 아저씨는 1년 반째 이곳에 살고 있다.

갈 길이 먼 우리도 이곳에 7주이상 있었다.

 

5월에서 8월말까지는 우기다.

벌써부터 하루가 다르게 맑은 날이 줄어들고 비를 뿌리는 날들이 부쩍 늘었다.

 

서서히 떠날 때가 된 것이다.

 

 

  

  먹거리를 정리했다.

  밥위에 감자를 얹어 쪘다.햇감자맛이 일품이다.

  마지막 만찬 메뉴는 감자조림과 계란찜.

 

 단골 밥집에 가서 세마나산타때 찍었던 사진을 건네며 작별인사를 하고 저녁에는 Ronny아저씨에게 들러 인사를 했다.

 일요일어서인지 여행자들이 많이 줄어서인지 길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유난히 쓸쓸하다.

 휑하니 부는 바람에 낙엽과 종이가 이리저러 쏠려다니는 늦가을의 어느 날같기도 하다.

 

ADIOS,SAN,PEDRO!

HASTA LUEGO~

 

우리는 내일 쉘라로 간다!!

 

 

 

 <4월 30일,월요일>,쉘라  

 

낯선 어딘가로 떠난다는 생각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설렘이 일렁인다.

오랜만에 타는 버스도 기분좋다.

2차선 도로는 4차선으로 확장공사가 한창이다.

 

2시간 30분만에 도착한 쉘라의 첫인상은 안티구아를 떠오르게 한다.

원주민 여인들의 옷차림도 달라졌다.

치마는 주름이 풍성하고 앞치마 역시 주름과 레이스가 달린 원피스형이라 노소없이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같다. 

 

 숙소를 옮겼다.

 고요하고 정갈하지만 기숙사같은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주인 아주머니는 기숙사 사감같다.

 옮긴 숙소는 방안에 텔레비전까지 있고 여행자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호사다마다.

아늑하고 푹신한 침대,정감가는 방이 마음에 든다며 희희낙락했건만

한밤중에 벼룩들이 활개를 치는 통에 꼬박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아침 일찍 방을 옮기고 말았다.

 

오호~통재라~

 

주엽이는 얼굴에만 열서너 군데를 빈대에게 뜯겨서 왼쪽 얼굴이  퉁퉁 부어올라 말씀이 아니다.

물론 목과 등도 뜯겼다.

빈대가 싫다.

 

 

 

 

 매주 화요일은 쉘라에서 버스로 30분거리인 올린떼뻬께OLINTEPEQUE에 장이 선다.

 형형색색의 옷감으로 해입은 옷과 머리에 인 화려한 장보자기가 시장에 생기를 더한다.  

 

 

 

 <5월 3일,목요일>,말라까딴

 

 안젤라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언니는 수녀로 과테말라에서 살고 있다.

 언니는 며칠 후면 미국으로 휴가를 간다며 내일 만나자고 했다.

 

언니가 사는 말라까딴은 과테말라와 멕시코 국경에서 15분정도 떨어진 국경 마을이다.

쉘라 터미널에서  말라까딴과 쉘라의 중간 지점이자 근방에서는 제법 규모가 큰 중소도시인 산마르코스까지 간 후,

다시 한시간 반정도를 가야 한다.

마침 언니가 마르코스에 볼 일이 있어서 온다하여 그곳에서 만나 함께 말라까딴으로 왔다.

 

단정한 가정집같은 수녀원은 내부도 단아하다. 네 명의 수녀님이 함께 산다.

언니는 현지인들에게 문맹교육과 영성교육을 하고 일흔 다섯이신 마리아 수녀님은 생태운동을 중심으로 여성 사목을 하신다.

그리고 레엔 수녀님은 생전 여러 사람앞에서 자기 생각을 표현해 본 적이 없는 원주민 여자들에게 내생각 말하기 프로그램을 진행하신다.

 

쉘라와 산페드로가 고원지대라면 말라까딴은 거의 2000미터 정도 내려온 해안지대다.

마치 동남아 어디에 온 것처럼 열대 야자수들이 보이고 찜통더위다.

더위탓인지 주민들도 전통옷차림이 아닌 청바지에 민소매를 입었다.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일거라는 선입견을 한방에 날려 보낸다.시끄럽고 지저분한 타운이다.

언니 말에 따르면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심성도 환경을 닮았단다.  

 

 

 

 뚱바도르 마을  

 

 집안 분위기에서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수녀복을 입지 않고 평상복을 입고 지내기 때문에 수녀원에서 수녀님들과 지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개 한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도 같이 산다.

 

오전에는 마당 청소를 하고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었다.

오후에는 언니와 레엔 수녀님과 함께 뚱바도르tungbador 마을에 갔다.

수녀원에서 여성들에게 영성교육을 하는 날이다.

 

오늘의 주제는 '몸의 소중함'이다.

이곳에서는 정신이나 영혼에 비해 몸은 상대적으로 천시한다.

하지만 몸없는 마음이 존재하는가.

언니와 레엔 수녀님은  친절하게 몸의 소중함을 설명한다.

 

 2시간 정도 교육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데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태평양을 보기 위해 1시간 정도 떨어진 오꼬스ocos로 갔다.

   가는 길에는 바나나 농장이 끝없이 펼쳐졌다.

   풍경도 사람들의 생김도 옷차림도 마치 동남아 어디에 있는 것같다.

 

 

 

 

 오꼬스는 태평양 연안 마을이다.

 

 바다에서 몇몇의 현지인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다.

 물은 흙탕물이고 해변의 모래는 검고 바람은 훈풍이다.

 한동안 고원지대에만 있다가 바닷가에 오니 난데없다.

 점심은 근처 식당에서 새우와 생선구이를  먹었다.

 

 밤에는 금연 언니가 쓴 글을 읽었다.

 인도에서 40일간 했던 명상의 치열한 기록이다.

 

 밖에는 비가 억수로 쏟아지고 있다.

 

 

 

 <5월 6일,일요일>,쉘라

 

쉘라로 돌아왔다.

언니도 오늘 과테말라 시티로 가서 내일 아침 일찍 로스앤젤레스행 비행기를 탄다고 한다.

20일의 휴가.

 

수녀님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할머니같이 정다운 분들이다.

평생 곁눈질하지 않고 한 길을 걸어오신 분들이다.

그분들에게서 은은하게 풍겨오는 '삶의 향기'에 경의를......

 

 갈 때와 마찬가지로 올 때도 산마르코스까지 온 후,차를 갈아탔다.

다시 굽이굽이 돌아 고원으로 올라선다.

 

우기임을 잊지 않았다는듯 하늘이 잔뜩 인상을 쓰고 있다가 비를 퍼붓는다.

 

 

 

 <5월 7일,월요일>,쉘라-주닐Zunil 장날

 3일동안 말라까딴에 다녀온 일이 꿈만 같다.

 오늘은 시내에서 10킬로미터쯤 떨어진 마을에서 장이 선다.

 

 ZUNIL

 

 

 

 

 장보러온 여인네들의 옷차림이 화려하다.

산페드로에서는 장에 나온 여인들이 산 물건을 늘 두르고 다니는 앞치마에 싸는데 주닐에서는 화려한 원색 보자기게 싸서 머리에 인다.

 

 

  주름이 풍성한 치마와 화려한 블라우스 게다가 보자기까지 형형색색이다.

 

 

 

 주닐에는 온천이 솟는다.

 일부는 공중목욕탕으로 사용하고 바위틈에서 나온 물로는 빨래를 한다.

 

 

 남미 가이드북을 샀다.145께찰,약 2만원 정도이다.

 과테말라의 물가나 중고책임을 감안하면 비싸디 비싸지만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다.

 

재래시장과 공원 그리고 몽블랑이라는 쇼핑몰에도 들렀다.

$100정도의 가격표를 붙여 놓은 수입 신발들이 진열되어 있는 신발가게를 전통복장을 한 원주민 여인들이 무심히 지나쳤다.

 

과테말라에서는 보기 드문 대형 수퍼인 하이퍼파이즈에서 신라면과 해물탕면을 발견했다.

각각 7.2께찰과 7.8께찰.1000원 안팎이다.

 

집으로 오는 길에 오랜만에 화산을 보았다.

봉우리 부분이 구름에 가려져 있었지만 균형이 잘 잡힌 것이 마치 몸매가 잘 다져진 남자같다.

 

 미네르바 시장 근처에 동물원이 있다.

새,원숭이,산양,돼지......코끼리도 사자도 없지만

표범 두 마리가 가까스로 동물원의 체면을 세우며 작은 울타리를 갑갑해하고 있다.

 

지난 일요일에는 꽤 붐비더니 평일인 오늘은 한가하다.

그저  몇몇 연인들이 동물에는 관심없이 한적한 나무 그늘에서 사랑을 속삭인다.

 

입장이 무료인 동물원은 제법 규모가 컸다.

하지만 짜임새가 없고 동물의 수가 너무 적어서 동물원의 위상을 갖추지 못했다.

 

부리가 노랗고 몸통이 까만 TUCAN이 신기하다.

 

밀린 빨래를 하고 책을 읽는다.

저녁거리로  빵을 사러 갔다가 들른 성당에서는 어머니날 행사가 한창이다.

교회앞에서는 어머니들을 위해 추치또와 따끈한 과일음료를 나누어주고 있다.

어머니도 아니면서 권하기에 받아서 먹었다.

 

 

 <5월 11일,금요일>,쉘라-산프란시스코 엘 알토

 

산프란시스코 엘 알토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장이 열린다.과테말라 최대규모라고 한다.

잔뜩 기대에 부풀어 1시간정도 버스를 타고 갔다.

규모는 컸지만 재미는 기대에 못미친다. 

 

주로 취급하는 품목이 공산품이고 나머지는 새우나 멸치 등의 건어물과 야채다.

좁은 골목골목을 차지한 장사치들로 발디딜 틈이없다

물건을 사는 사람들보다 파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인다.

 

골목을 빠져나와 위쪽으로 올라가자 넓은 공터가 나오고

미싱과 중고 텔레비전이며 중고 옷가지,소,닭,개,고양이 등의 동물들이 공터에 빼곡하다.

중고물건치고 못쓸 물건이 없는 것같다.

 

옷감행상을 나온 엄마옆에 앉아 있는 아홉살박이 프란치스코와 실뜨기를 한다.

아이는 처음 해보는 실뜨기를 어려워하면서도 재미있다는 표정이다.

'마지막 한번 더'를 몇번씩 되풀이하며 실뜨기를 한다.

 

 

 

 <5월 12일,토요일>,치치카스떼낭고

 

 치치카스떼낭고로 떠나는 날이다.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밥해먹기에 여념이 없다.

감자를 넣어 밥을 하고 감자 조림도 하고 계란도 삶고 며칠전 슈퍼에서 산 신라면도 끓였다.

앞으로 한동안 밥을 해먹을 기회가 없을 것같아 산페드로 시장에서 사서 그동안 잘 썼던  

접시 두 개와 남은 양념을 이곳 부엌에 두고 떠난다.

 

 일요장날에 맞춰 도착한 치치는 생각보다 큰 마을이다.묵게 된 숙소는 방이 50개가 넘는다.

그런데 이 넓은 집에 손님이라곤 우리말고 동양여행자 한 명이 더 있을 뿐이다.

정보책자 맨 처음에 소개된 집이건만 오래전부터 여행자들에게 외면당했음이 분명하다.

길에서 본 많은 다른 여행자들은 다 어디에서 묵는 것일까. 

 

 

 오후가 되자 골목마다 내일 장사를 하기 위한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나무 기둥을 세우고 비닐로 임시 지붕을 얹고......

 

여자들의 치마길이가 깡뚱하게 짧아졌다.

보통 발목까지 오는데 이곳은 한결같이 무릎길이다.

 

 

 

 밤새 빈대와 벼룩이 활개를 치는 통해 자는둥마는둥 밤을 새웠다.

 주엽이는 자다깨다를 수시로 반복했다.

 벼룩에 물리면 불을 켜고 물파스를 바르고 다시 잠을 청하고 또 물리면  다시 불을 켜고 물파스를 바르고...

 

 나는 의자에 앉아서 밤을 새웠다.

 가는 곳마다 벼룩 천지다.

 

 

 

새벽에 6시에 일어나 짐을 꾸리고 시장으로 갔다.

  7시가 넘으면서 시장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하루를 열 준비를 한다.

 

 

 

골목마다 장사치들이 빼곡하게 들어서고 8시가 넘으면서 토마스 성당에서는 아침예배가 시작된다.

성당앞에는 성물로 꽃을 사려는 사람들을 위해 꽃장사들이 늘어서 있다.

 

구름 속에 가려 있던 해가 얼굴을 내밀자 하얀 옷을 입은 성당도 ,계단앞에 풍성하게 펼쳐진 꽃들도 빛을 발하고

전통 블라우스와 치마를 입은 여인네들이 빼곡하게 골목을 채웠다.

 

10시가 넘자 일요시장은 구경하러 온 외국인들로 넘쳐났다.

각지에서 투어로 도착한 여행자들이 화려하고 풍성한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시간가는줄 모르고 시장구경을 하고 과테말라 시티로 향한다.

장날이어서인지 버스안도 골목안처럼 붐비는데

남자차장은 사람들사이를 요령있게 왔다갔다하며 차비를 받는다.

 

 

 

 낮에도 위험하다는 과테말라시티에 도착하자 긴장감이 돈다.

 버스안에서 만난 아주머니는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아무리 그렇다한들 여기도 사람사는 곳이잖아'

 

 불안해지려는 마음을 지그시 눌러 보지만  누구라도 단박에 알아볼 수있는 외국인 배낭여행자여서

 언제든지 목표물이 될 수있다는 생각이 들자 다시 불안감이 몰려온다.

 배낭을 맨 발걸음이 절로 빨라진다.

 

무사히 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zonal로 와서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는 3중문이다.

다른 집들도 철통처럼 대문을 걸어잠궜다.

 

약국이건 상점이건 대부분의 가게들은 철망을 쳤다.

필요한 물건은 말하면 주인이 철망사이의 작은 구멍을 통해서 건네준다.

 

살벌하고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풍경을 보니 그동안 들었던 흉흉한 얘기들이 사실인가보다. 

내일 온두라스로 가기 위해 버스편을 알아보고 시내를 걸어다녔지만 긴장되기는 마찬가지다.

 

  

 


 

 

*티깔

-.마야유적의 어머니라고 불림

 .산타엘레나에서 65킬로미터.

 여행사버스50께찰(왕복),1시간 15분,입장료50께찰


*안티구아


-.산타엘레나-과테말라시티:7시간,90께찰
 .과테말라시티-안티구아:1시간 20분 7께찰

 

 *안티구아행 버스터미널 이전.

  메트로(지상버스)로 갈아타고 엘뜨렙El Treb에서 내려서 15분쯤 걸어가면

  터미널이라고 하기엔 뭣하고 버스정류장이 있음.


 .숙소:<산제로니모>6000께찰/더블룸,부엌,공동욕실.시장바로옆.


.시장은 상설시장이기는 하지만 토요일이 더욱 붐비는 장날.온갖 과일과 야채,일용품,공산품이 넘쳐난다. .

 여러번의 지진으로 인해 유서깊은 건물들이 파괴된채 복구되지 못한채 있다.

.치안이 좋지 않아 공원과 시내 곳곳에 곤봉과 총을 든 경찰들이 순찰을 돈다.


.파까야화산 투어

-.파까야화산은 화산 활동이 활발한 활화산.

.화산 입구에 도착해서 한시간쯤 올라가면 용암이 흘러내리는 것이 보인다.

.투어비$5+입장료25께찰 1시간 30분


*산페드로
-아띠뜰란 호숫가에 있는 아름다운 마을.

.과테말라에서 숙소비가 가장 싼 곳이기도 해서 한동안 머물면서 스페인어를 배우는 여행자들도 많다.

 물론 스페인어 학교도 여럿 있다.

 

 .안티구아-치말떼낭고:45분,4께찰
 .치말떼낭고-파나하첼:2시간,20께찰
 .파나하첼-산페드로:20께찰(보트),약 30분

 여행사 버스를 이용해서 다이렉트로 산페드로까지 갈 수도 있다.

 

.산페드로에는 작은 시장이  있는데 상설시장이기는 하지만 토요일 일요일-특히 일요일-에 가장 붐빈다.
 원주민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물건을 팔고사기위해 몰려든다.

 

*스페인어학교:1주일에 5일수업,1일 4시간,매주 $60

 

세마나산타:예수의 부활절 즈음해서 열리는 가장 큰 축제.4월 4-6일

                 안티구아에서 열리는 세마나산타도 유명한데

                 안티구아가 좀더 형식화되었다면 산페드로 축제는 잔치중의 잔치

 

 

*쉘라

-.산페드로-쉘라:2시간30분

.숙소:<까사 아르헨티나>

 

*볼거리
-올린떼빼께Olintepeque:화요장날

  .쉘라에서 버스로 30분.장은 일찍 시작해서

   일찍 끝나므로 가능한한 일찍 가는것이 좋

   다.


-.쑨힐Zunil:쉘라에서 10킬로미터. 월요장날,

   화려한 형형색색의 전통의상을 입고 장보러

   온 현지인들을 만날 수 있다.

 .바위틈에서는 온천물이..현지인들과 어울려

  온천욕을 할 수도..


.산프란시스코엘알토:과테말라에서 가장 크게

 열리는 시장.금요일이 장날 1시간,4께찰.

 

*쉘라에서 론리플래닛<남미>중고 구입.

 145께찰.새책은 물론 중고책들도 가격이 결코

  싸지 않다.

 .미네르바터미널 근처에  있는 쇼핑몰에서

 신라면 ...7.2께찰

 

 말라까딴

-.멕시코 국경에서 15분정도 떨어진 해안마을 .

  . 쉘라-산마르코스-말라까딴:3시간

  . 동남아기후,열대야자수,찜통더위,전통옷은

    사라지고.짧은 치마와 민소매티..

  .오꼬스Ocos:말라까딴에서 차로 1시간정도 거리에 있는  태평양 연안마을. 검은모래,훈풍

   오꼬스로 가는 길에 바나나농장이 끝없이 펼쳐져있다 

   말라까딴은 여행지로서 갈만한 곳은 아니다


 

 *치치카스떼낭고

-.중미에서 가장 볼만하고 규모가 크다는 일요시장이 열린다.
 .쉘라-치치:2시간 15분,20께찰

 


*과테말라시티

-.숙소<페니즈 호텔Feniz Hotel>60께찰/더블룸,깨끗,안전


국경으로..
-.과테말라시티-에스뀌플라스Esquipulas: 4시간30분,50께찰

 .에스뀌플러스-아구아깔리엔떼(과테말라국경):15께찰(미니버스 또는 택시)

 .과테말라 국경 통과시 출국세 없음

 과테말라 국경 통과후-온두라스국경:미니버스 5께찰 또는 10렘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