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국(칭하이/윈난성)-2008

나는 걷는다 2009. 4. 16. 10:35

<중국-2008> 


 *일정: 2008.5.29 ~ 7.13


 *여정: 타슈쿠르칸 - 카슈가르 - 우루무치 - 난주 - 시닝 - 마다瑪多 - 옥수玉樹 - 사추 - 간지 - 칸딩 - 청뚜 -

           리지앙 - 따리 - 쿤밍 - 위해


 *환율: $1=6.8위엔

 

 .교통: .카슈가르 ~ 우루무치...32시간 30분,97위엔(기차,잉쭈어)

            .우루무치 ~ 난주..24시간 30분,105위엔(기차,잉쭈어)

            .샤관 ~ 쿤밍...9시간,35위엔(기차)

            .쿤밍 ~ 정주...35시간 30분,233위엔(기차,잉쭈어)

            .정주 ~ 서주...4시간 30분,52위엔(기차)

            .서주 ~ 연태...12시간,55위엔(기차)

            .위해 ~ 인천...720위엔,부두세 30위엔(배)

 

.숙소: .우루무치..<신장빈관>60위엔/dbl,c/b

           .난주...<화련華聯빈관>..난주역 맞은편,삼성급 호텔,68위엔/dbl,no 욕실은 없고 공동 세면실만 있다.

           .리지앙...<마마나시3>15위엔/dorm, dinner 10위엔

           .따리...<玉原客,일명No.6>50위엔/dbl,w/b,깨끗,인터넷,세탁기 무료,白族이 운영하는 숙소

           .쿤밍...<..초대소>50위엔/dbl,c/b,쿤후반점 근처

                     <쿤후반점>100위엔/dbl,도미토리는 없어졌다

 

 

 

 

 <5월 29일,목요일>,타슈쿠르칸

 

 4년 전에 국경을 통과할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우선 검문소가 두 곳으로 늘었고 짐과 소지품 검사도 철저하다.

 얼마전 파키스탄에서 마약을 대량으로 몰래 중국으로 가지고 들어가려던 일당이 잡혔고 일당 중에 여자가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여자 여행객에 대한 검사는 불쾌할 정도로 까다롭고 집요했다.

 몸을 샅샅이 검사하고 지도와 일기장,책도 꼼꼼히 들췄다.하물며 밸트,복대,신발밑창까지도 검사했다.

 

 달라이라마 사진이 들어 있는 책이 마음에 걸렸다.

 그들이 트집잡자면 얼마든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길고도 지루하고 불쾌한 검문을 거쳐 타슈쿠르칸에 도착해서 전에 묵었던 곳에 짐을 풀었다.

 

 또 중국에 왔다.

 

 

 

 <5월 30일,금요일>,카슈가르

 

환율이 심각하게 떨어져  부담이 크다.

4 년전과 비교해 방값은 거의 변동이 없는데 음식값은 두 배정도 올랐다.

 

 숙소에서 훈자에서 헤어진 미켈을 다시 만났다.

 밤 1시까지 스페인,미국,한국 중국,일본 등 다국적 여행자가 모여 중국의 올림픽 개최와 티벳문제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였다.

 중국에서 영어강사를 하는 미국 여행자는 중국 정부의 티벳정책을 신랄하게 비난하며 조롱했다.

 중국 정부를 대신하여(?) 반격에 나선 중국 여자 아이의 얼굴이 갈수록 울그락불그락한다.

 

 중국 배낭여행 1세대인 그녀의 세계인식은 얄팍했고

우물안에서만 살아 온 그녀로서는 세상 사람들이 중국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알길이 없었다.

그저 배운대로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여기고 있는 듯했다.

 

급수가 안맞는 이 토론은 진작에 승패가 갈렸지만 그녀는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중국에서 조금 사는 집(?) 자식으로 조각을 전공했고 영어를 조금 하고 배낭여행씩이나 나온 그녀로서는

중국이 다국적 여행자들앞에서 이렇게 추락하는 것을 참을 수 없는 것같았다.

미국의 인권문제를 들먹이며 공격에 나섰다가 끝내는 굳은 표정으로 입을 앙다물고 말았다.

   

 

 

 <5월 31일,토요일>,카슈가르

  

 올드타운.

 사람살이의 정겨움이 물씬 풍기는 곳.

 철물점,위구르 모자가게,악기점,포목점,양탄자 가게,신장빵,신장 국수,조각수박,랏시...

 

 어제의 다국적군이 야시장으로 갔다.

 각종 꼬치를 안주삼아 맥주 한 잔..

 어제의 일을 교훈삼아 화제는 가볍게..

 

 

 

  <6월 1일,일요일>,카슈가르

 

카슈가르 일요장날이다 

같은 방에 묵는 또모야와 함께 잔뜩 기대를 하고 갔는데 명성과는 달리 생각보다 조용하다.

 너무 기대를 했나...

 

 장구경은 뭐니뭐니해도 먹거리 탐험이 우선이다.

 신장밥,신장라면,조각수박,커드,땅콩,오이,메론,도넛...

 

 

 

 미켈이 떠났다.

 또모야와 다른 두 명의 일본 여행자와 함께 키르키즈스탄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택시를 대절해서 떠나는 그들을 배웅한다.

 

 인연...

 이승에서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인연...

 

 

 

 <6월 3일,화요일>,on the train(카슈가르~우루무치),32시간 30분,97위엔(잉쭈어)

  

 우루무치로 가는 기차는 승객을 가득 태우고 출발했다.

 우루무치까지 서른 세 시간의 긴 여정이다. 다행히 에어컨이 나온다.

 

  타클라마칸 사막과 천산산맥을 지난다.

  이따금 나타나는 오아시스와 마을들...

 

  생각보다 쾌적하게 왔지만 멀기는 멀다.

 

 

 

    <6월 5일,목요일>,우루무치

 

이도교 시장은 우루무치에서 가장 정겨운 곳이다.

위구르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시장에서 위구르 음식냄새를 물씬 맡으며 장구경을 하다가 신장라면을 한 그릇 사먹어도 좋다.

카슈가르가 고향인 식당 주인 아저씨는 먹고사느라 떠나온 이후로 고향에 한 번 가지도 못했다.

언젠가 자식들 앞세우고 갈 날을 손꼽는다. 

 

 

 <6월 6일,금요일>,on the train

                       (우루무치~난주)

 

난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우루무치 대학에

다니는 위구르 여학생 다섯 명을 만났다.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한국을 알아가면서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부쩍 커졌다.

 

그녀들 얘기를 들어보니 소수민족으로 진학을 하거나 일자리를 구하는데 차별이 많았다.

출중한 실력만이 살 길이었다.

 

맑고 영리한 그녀들에게 의미심장한 마음을 담았다.

 

"열심히 공부해. 꼭 좋은 날이 있을 거야"

 

   

<6월 8일,일요일>,난주

 

 콧물,몸살,목감기가 동시에 찾아왔다.

 하루 더 쉬어간다.

 

볼거리,먹거리가 풍부했던 시장은 온데간데 없고 번듯한 도로가 새로 나고 건물도 들어섰다.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하는 중국의 면모를 새삼 실감한다.

 

숙소에서 단오절 기념이라며 종즈綜子를 접시에 담아 왔다.

 

 

 

<6월 9일,월요일>,시닝

 

기차안에서 만난 승무원 小劉는 한족 청년이다.

이제까지 만나 본 한족 젊은이 중에서 이념이나 중국인 특유의 기질이 느껴지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다.

 

小劉와 이야기하는 사이 금세 시닝에 도착했다.

7년만에 온 시닝은 천지가 개벽할 정도로 변했다.

중국의 여느 대도시와 다름 없다.

어지럽다.피곤이 몰려온다.

 

<우체국 빈관>에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숙박을 거절당했다.

 

 

 

 <6월 20일,금요일>,청뚜

 

칸딩에서 청뚜로 가는 길은 뻥 뜷렸다.

2시간 이상이 고속도로 구간이기도 하다.

 

엊저녁 이후로 밤새 비가 와서 안개가 피었다.

산수갑산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2년 만에 온 청뚜는 그 사이 방값이 올랐다.

 전에 25위엔에 쾌적하게 묵었던 도미토리는 35위엔이다.

 하는 수없이 어둡고 답답한 1층 도미토리에 묵는다.

 날씨까지 흐려서 습하기까지 하다.

 

 

 

 

꿈에 그리던 냉면집은 여전했다.

냉면 큰 것 6위엔, 작은것 4.5위엔, 만두 6개 1.5위엔

 

먹음직스럽고 푸짐한 냉면과  물만두를 앞에 놓으니 감회가 새롭다.

 

 음~바로 이 맛이야~.

 

 

 

 <6월 22일,일요일>,청뚜

 

여행을 떠나기 직전에 산 바지가 마르고 닳도록 입어도 떨어질 생각을 안한다.

그래서 언제 해져서 새 바지 하나 장만하나 하는 실없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아주 조금씩 무릎과 옆선이 해지기 시작하더니 얼마 못가 엉덩이 부위가 해지고

무릎 주변도 해져서 간즈에서 다섯 군데나 천을 대고 기웠다.

한동안 버텨 주었으면 했는데 얼마 못가서 기운 주위가 다시 나긋나긋해졌다.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니까 걷잡을 수 없다.

 급기야는 더 이상 입을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세상 모든  이치가 그럴 것이며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이리라.

 

 새 바지를 하나 샀다.  

 

 

 

 <6월 23일,월요일>,on the train(청뚜~판지화)

 

 청뚜는 유난히 비자 연장이 까다롭다.

 한 달을 연장할 경우 하루 $100씩 계산해서 $3000이 있어야 한다.(현금 또는 통장 잔고)

무슨 까닭으로 중국에서 하루 쓰는 경비가 $100로 책정이 됐는지몰라도 $3000은 적잖이 큰 돈이다.

깨끗이 단념하고 중국에서 비자 연장이 가장 쉬운 리지앙으로 가기로 했다.

 

오전 내내 PSB를 찾아다니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바람에 급하게 기차역에 가서 판지화행 표를 사고 체크아웃을 한다. 

쓰촨성 성도인 청뚜에서 14시간을 기차 타고 판지화까지 왔건만 여전히 쓰촨성이다.

 넓기도 하지..

 

*청뚜에서 비자연장 하기...5일 소요(근무일 기준),사진 1장,160위엔(비자비)

                                    .한 달 연장할 경우 하루 $100기준,총 $3000이 있어야 한다.

 

 

 

  <6월 24일,화요일>,리지앙

 

쓰촨성 끝 판지화에서 운남성 리지앙으로 오는 길은 몇 개의 산을 넘고 산굽이를 돌아야 한다.

산은 푸르디 푸르다.

밭에는 옥수수와 막 모종한 벼와 사탕수수와 밭작물들이 힘차게 자라고 있고 보리 수확도 한창이다.

가도가도 풀 한포기가 귀한 신장과는 달리 모든 것이 풍성하다.

 

가는 내내 비가 내렸다그었다 한다.

 

 

 

 <6월 25일,수요일>,리지앙

 

 어제처럼 구름이 가득하고 비도 오락가락한다.

 PSB에 가서 30분만에 손쉽게 비자를 연장했다.

 

느긋한 마음으로 빗속을 걸어 시장에 가서 미셴-쌀국수-을 먹고는 하릴없이 골목을 걸어다닌다.

집으로 가는 배편을 예약했다.

 

 *비자연장...30분 소요,직원들이 친절하다.사진 1장,160위엔(비자비)

 

 

 

 <6월 26일,목요일>,리지앙

 

 밤새 잠을 설쳤다.

 새벽 4시가 되도록 뒤척이다 간신히 잠들었다.

 하늘도 흐리고 마음도 흐리다.

 

숙소에서는 저녁마다 뷔페가 있다.

갓 지은 밥에 고기 요리가 셋, 야채 요리가 다섯 종류가 차려진다.

풍성한 식탁에서 한 끼 맛나게 먹는다.

 

 

 

 <6월 27일,금요일>,리지앙

 

 오랜만에 하늘님이 기분이 좋으시다.

 머무는 동안 흐리고 비내리는 하늘을 원망하며 엊저녁 쿤밍으로 떠난 여행자들이 알면 억울할 일이다.

 따사로운 햇빛을 즐기며 골목골목을 산책한다.

 

 리지앙 고성의 밤은 화려하다.

 쓰팡지에四方街 주변은 도시의 환락가를 무색하게  한다.

 나란히 붙어 있는 찻집에서 매일 밤 같은 시간대에 가수가 통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른다.

 번갈아 부르면 오가는 사람들이나 차를 마시는 손님들에게 근사한 노래 선물이 될텐데

 두 소리가 섞여 귀를 틀어막고 싶은 소음이 되버렸다.

 음식점들도 무대 위에서 무희들이 전통옷을 입고 요란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시끄럽다.

 

 

 

 <6월 28일,토요일>,리지앙

 

오늘도 하늘님은 생글거리고 계신다.

 

 아침 시장은 생기가 넘쳐난다.

 복숭아도 쌓여 있고 바나나도 싸고 속이 단단하고 싱싱한 배추와 무가 반갑다.

 

 팥빵, 만두,호떡, 찐 옥수수,구운 묵,감자튀김...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저녁 산책길에 주엽이가 운동화를 샀다.

 

 

 

 <6월 29일,일요일>,리지앙

  

산책길에 만난 나시족 아주머니는 한국 드라마를 좋아했다.

그녀는 드라마에서 본 한국 사람들 사는 모습이 나시족 풍습과 비슷한 면이 많다고 했다.

 

무엇보다 예의를 중시하고 돈보다는 사람 우선이고...

(사람사는 곳 어디고 비슷하지 않을까마는...)

 

아주머니는 리지앙에 아무리 관광객이 몰려와도 원주민인 나시족과는 별 상관이 없다고 했다.

돈많은 한족들이 몰려와 호텔도 짓도 식당도 하고 여행사도 차린단다.

덕분에 리지앙에는 쓰레기가 넘쳐나고 그 쓰레기를 치우는 것은 그들 몫이 되었다.

 

 

 

<6월 30일,월요일>,따리

 

  <넘버 3>와 <No.4>가 없어졌다.

 

  <넘버 3>가 있던 자리는 헐린 벽돌만 뒹굴고 있다.

  그 자리에 고급 호텔이 들어설 거라고 했다.

 

  이제 정겨운 <넘버 3>는 추억 속에서만 찾아갈 수 있는 곳이 되었다.

  

  모든 것은 변하고 사라진다.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찾아간, 고성 남문 밖으로 옮긴 <No.3>는 한창 마무리 공사 중이었다.

 물론 이름만 <No.3>일뿐 내가 아는, 그리고 내가 기대하는 곳은 아니다.

 

난 길위의 여행자..

머무는 곳이 '내집'이다.

 

다시 찾은 고향같은 따리에서 오늘 '내집'은

바이족이 주인인 <No.6>다.

 

 

 

 <7월 2일,수요일>,따리

 

몇 번을 와도 따리는 편안하다.

비를 맞으며 반찬집에 가서 밥을 먹고 시장을 돌아다니고 고성 안을 걸어다닌다.

 

 샤관 기차역에 가서 쿤밍까지 가는 표를 샀다.

 대부분의 기차가 저녁에 출발하지만 아침에 출발하는 표다.

 

 여전히 하늘은 꾸물럭거린다.

 

 

 

 <7월 5일,토요일>,쿤밍

 

샤관에서 쿤밍까지 버스를 타면 5시간이면 도착하지만 기차는 꼬박 9시간이나 걸렸다.

기차에서 막 대학을 졸업하고 쿤밍으로 직장을 알아보러 가는 네 명의 여학생을 만났다.

한동안 친구집이나 친척집 아니면 싼 숙소에 머물면서 직장을 알아보려 한다고 했다.

 

그녀들과 이야기하는 사이에 비가 계속 내린다.

쿤밍이 가까워지면서 빗발은 더욱 거세졌다.

 

모든 것은 변한다.

 

쿤밍에 올 때마다 묵었던 <쿤후판띠엔昆湖飯店>이 작년에 대대적인 보수를 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보통방이 100위엔.

하는 수없이 근처의 초대소를 찾았다.외국인이라 안된다는 것을 어르고 달랬다.

 

비는 여전히 추적거린다.

 

 

 

 <7월 6일,일요일>,쿤밍

 

 쿤밍에 오는 배낭 여행자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여행자용 숙소인 HUMP는

 마치 동남아 어디라도 온듯 많은 방과 넓은 바,옥상 쉼터로 꾸며져 있다.

 서양 아이들이 취향이라서인지 서양 여행자들이 많이 보인다.

 

주엽이가 긴 머리를 잘랐다.

여행 나온 이후 처음 잘랐으니까 1년 5개월만이다.

머리를 자르고 나니 막 여행을 시작했을 때처럼 짧아졌다.

 

집으로 가는 중이다...

 

 

 

<7월 8일,화요일>,on the train(쿤밍~정주)

 

 쿤밍에서 정주까지는 이틀밤을 기차에서 지새워야 하는 긴 여정이다.

 에어컨 기차는 냉방이 지나치게 잘됐다.

 바깥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는 추워서 덜덜 떨었다.

 

승객은 대부분 장거리 승객이다.

창밖에는 한여름 햇볕에 벌써 누렇게 익은 벼를 수확하는 논이 있는가 하면 막 모내기를 끝낸 논들도 있다.

 

운남성을 지나 귀주성을 거쳐 호남,호북성으로 가는 멀고 먼 길...

 

집으로 가는 길이다.

 

 

 

 <7월 10일,목요일>,on the train(정주~서주~연태)

 

 새벽 6시 30분에 정주에 도착했다.

 정주에서 위해로 가는 길은 아직 멀다.

연태까지 바로 가는 표가 매진되어서 서주까지 입석으로 간 후 갈아타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갈 수 있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판이다.

명절도 아니고 연휴도 아니고 휴가철도 아니건만

대합실에도, 매표소에도, 역전에도, 거리에도, 기차 안에도 사람들로 넘쳐난다.

 

정주에서 서주까지는 입석이지만 에어컨이 나와서 4시간을 생각보다 쉽게 갔다.

하지만 서주에서 연태까지는 에어컨이 안나오는 보통 좌석이다.

불빛도 흐릿하고 사람은 많고 차 안은 덥다.

 

기차는 느릿느릿 밤을 가르며 달린다.

 

 .정주~서주:4시간 30분,52위엔

 .서주~연태:12시간,55위엔

 

 

 

 <7월 11일, 금요일>,위해

 

 연태역에서 버스터미널까지 2킬로미터 남짓을 배낭 매고 걷는다.

 중국 어디나처럼 연태 역시 사람들로 넘쳐난다.

 위해로 가는 버스는 30분마다 있다.

 버스는 고속도로와 시골길을 번갈아가며 간다.

 

 위해에 사는 주엽이 동생 금숙씨가 버스터미널로 마중을 나왔다.

 

 위해는 한국이 지척이어서인지 한국인들도 많이 살고 그들을 위해 식당이며 수퍼도 많다.

 김치찌개와 순두부로 점심을 먹고

 저녁에는 금숙씨가 직접 김치 부침개를 부쳤다.

 

 오래동안 잊었던 그리움을 먹는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7월 13일,일요일>,on the ferry(위해~인천)

 

다음 날 오전 11시 인천항에 도착했다.

먼 길을 돌고 돌아 1년 5개월 일주일만에 집으로 왔다.

 

 여행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