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지

대전둘레산길잇기

나는 걷는다 2009. 5. 5. 03:27

< 대전둘레산길잇기-2009>

 

 대전 둘레산길은 총 12구간으로 되어 있으며 133km정도 된다. 우연히 계족산에 간 것이 인연이 되어 5구간부터 걷기 시작했다.

 

 

 

 

 

 

 대전둘레산길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생긴 둘레길이라고 한다.그러니 요즘 전국적으로 유행처럼 생겨나는  둘레길의 시조인 셈이다.

 

.1구간(보문산길): 금동고개~오도산~이사동전망대~시루봉~문화광장,9.3km/6시간

.2구간(만인산길): 만인산휴게소~만인산 정상(537)~먹티고개~떡갈봉~금동고개(장척동),13.1km/6시간30분

.3구간(머들령길): 닭재~금산국도(이정표가 있는 곳)~닭재~국사봉~머들령~골냄이고개~정기봉(580)~태실~만인산휴게소, 12.5km/7시간

.4구간(식장산길): 세천공원~구절사~독수리봉(586m)~철탑~곤룡재~망덕봉~(닭재 조금 못미쳐)금산국도로 하산,13.6km/6시간

.5구간(계족산성길): 연축동~계족산(봉황정) ~계족산성~임도삼거리~갈현산성~능성~세천고개,11km구간

.6구간(금강길): 봉산동 버스종점~금강 2교~금강1교~용정초등학교~신흥선원~무태골약수터~장동고개~봉황정~죽림정사~ 읍내동

.7구간(금병산길): 안산동~노루봉~금병산~용바위~보덕봉~구룡고개~오봉산~봉산동 버스종점.12.2km/8.5시간         

.8구간(우산봉길): 계룡휴게소~갑동~갑하산(468m)~565봉(문정봉)~우산봉(573m)~안산동 산성~안산동 어두니마을 입구. 9km/6시간  

.9구간(수통골길): 금수봉(532m)~자티고개~도덕봉(534m)~수통골주차장~현충원입구.10km/5시간 40분         

   *도덕봉을 지나 삽재까지가 9구간이나 도덕봉~삽재는 통제구간이어서 수통골주차장까지 내려온 후 현충원까지 걸었다.    

.10구간(성북동산성길): 방동저수지~산장산~성북동산성~빈계산(413m)~수통골주차장.7.9km/3시간

.11구간(구봉산길): 유등천안영교~쟁기봉~효자봉~(정림중학교 후문으로 들어와 교정을 가로질러 정문으로 나간후)~갑천 

                       (을 건넌다)~느티나무(수령 640년)~ 헬기장~구봉정~구름다리~대고개~구봉산 등산로입구~방동저수지. 9.4km/5시간 50분

.12구간(동물원길):  청년광장~고촉사~시루봉~언고개~뿌리공원~만성산~샛고개~장안봉~쟁기봉~유등천안영교,11.5km/6.5시간 

      

 

1.계족산(대전 둘레산길잇기 5구간) 

 

 

 .날짜: 2009년 2월 8일,일요일 .교통: 대전역 앞에서  611번 버스 타고 종점에서 하차 .산행: 연축동~계족산(봉황정) ~계족산성~임도삼거리~갈현산성~능성~세천고개,11km .산행시간: 6시간

 

 

 

2.대전 둘레산길잇기 4구간(세천고개~닭재) 

 

 

 .날짜: 2009년 3월 1일,일요일

 .교통: 대전역 맞은편에서 611번타고 종점에서 하차 .산행: 세천공원~구절사~독수리봉(586m)~철탑~곤룡재~망덕봉~(닭재 조금 못미쳐)금산국도로 하산,13.6km .산행시간: 6시간

 

 

 

 

3.대전 둘레산길잇기 3구간(닭재~만인산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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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짜: 2009년 3월 8일,일요일 .교통: 대전역 맞은편에서 501번타고 덕산마을에서 하차 .산행: 닭재~금산국도(이정표가 있는 곳)~닭재~국사봉~미달령~골냄이고개~정기봉(580)~태실~만인산휴게소,12.5km .산행시간: 7시간

 

 ...3월 1일 산행에서 닭재 조금 못미쳐에 있는 금산국도라고 이정표가 되어있는 방향으로 하산했다.  닭재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여섯 시가 다 되어갔다.시간상 더 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그 때 20여분만 더 가면 닭재라는 것을 알았다면 갔을 것이다.

 

  하산길은 경사가 급하고 낙엽이 수북이 쌓여 미끄럽다.  산객들이 드물게 이용하는 지 샛길은 사람의 흔적이 없다.   오늘은 닭재로 오른 후 지난 번에 내려갔던 금산국도로 하산하는   이정표가 있는 곳까지 갔다가 다시 닭재로 되짚어 왔다.  술렁술렁 한 시간이 지나갔다.

 

 날씨는 더없이 맑다. 산객들은 거의 없다. 이따금 맞은편에서 오는 산객들이 처음 만나는 산객이라며 반가워하곤 했다.

 

 다리쉼을 쉬고 싶을 즈음이면 거의 어김없이 긴의자가 놓여 있다.

 

나뭇가지마다 새 생명이 움트는 힘찬 숨소리가 들린다.봄이 오는 소리다.

 

자연의 순리대로 살면 세상사도 크게 어그러질 일은 없으리라.. 

 

 

 

4.대전 둘레산길잇기 2구간(만인산 휴게소~금동고개)

 

 

.날짜: 2009년 5월 24일,일요일.교통: 대전역 맞은편에서 501번 타고 만인산휴게소에서 하차.         올 때는 금동고개에서 30번타고 종점(산내초등학교)에서 하차한후 511번으로 갈아타고 대전역으로...산행: 만인산휴게소~만인산 정상(537)~먹티고개~떡갈봉~금동고개(장척동),13.1km.산행시간: 6시간 30분

 

...지난번에 내려왔던 만인산 휴게소에서 다시 시작한다.

두 달 반만이다.

그때는 바람도 심하고 추웠는데 오늘은 아침 공기가 청량하기만하다.

낮에는 푹푹 찔 것같은 예감!!

 

만인산 정상까지는 휴게소를 기점삼아 만인산 정상을 오르는 산객들을 만나곤 했는데

먹티고개 방향으로 내려서자 아무도 없다.

길은 첩첩산중으로 접어들고..

오르내리막이 많아서인지 의외로 거리가 줄지 않는다.

 

먹티고개까지 내려섰는가 싶었더니 다시 오르막.

맞은편에서 오는 나홀로 산객 두엇을 만났다.

 

떡갈봉에는 떡갈봉의 유래가 적힌 표지판이 있다.

 

금동고개에 다 왔다.

사람의 마을.

 

산행을 마무리하고 한가한 버스 정류장에서

남은 오이를 먹으며 버스를 기다린다.

 

 

 

 

 

5.대전 둘레산길잇기 1구간(금동고개~시루봉)

 

 

 

.날짜: 2009년 6월 6일,토요일 .교통: 대전역 맞은편에서 30번타고 금동고개에서 하차.배차간격 100분,35분소요 .산행: 금동고개~오도산~이사동전망대~시루봉~문화광장,9.3km

 

30번 버스의 배차간격이 길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30분쯤 기다리자 왔다.

금동고개까지 30여분 가는 동안 타고 내린 손님은 다섯손가락안에 든다.

배차간격이 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친절한 기사님은 버스정류장을 지나 산행 기점인 금동고개에서 차를 세워주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지난번 내려왔던 바로 맞은편으로 길은 이어진다.

동네 뒷산같은 야산길이다.

 

채 11시도 안되었는데 한무리의 등산객이 맞은편에서 내려왔다.

보문산에서부터 오는 길이라고 했다.

부지런하기도 하다.

이른 점심을 먹는 것을 보니 2구간으로 바로 이으려나보다.

 

별 생각없이 갔던 계족산행이 인연이 되어 둘레산길을 걷고 있다.

처음 걸은 둘레길은 5구간이다.

걷던 방향으로 계속 가다보니 거꾸로 가고 있다.

그러거나말거나 길은 이어질테고 걷다보면 처음 시작했던 지점을 만나게 되리라. 

 

이제까지 매 구간마다  몇 번씩 헉헉대며 올라갔다가 내리막으로 치닫기를 반복했던터라

으레 그려려니 했건만 오늘은 이제까지와는 영 딴판이다.

 

마치 큰 마음먹고 둘레산길을 작정한 이들에게 부디 그 마음 변치말고 종주하라며

쉽고 여유있게 첫 발자국을 떼게 하려는 자연의 배려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산행이나  산행기분내며 걷고 싶은 이들에게는 안성마춤이다.

 

그래서일까..

주로 일요일에 산행을 했음에도 산객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는데 오늘은 여러 팀을 만났다.

다들 가쁜 숨을 몰아쉴 일없이 술렁술렁 산책하듯 걷는다.

 

이사동전망대는 사방으로 가지친 길이 모이는 꼭지점이다.

꼭지점을 향해 올라온 산객들이 모여들어 시끌벅적하다.

이후부터 길은 넓어지고 더욱 잘 정비되어있다. 

 

시루봉을 지나 청년광장으로 바로 내려가기가 섭섭해서

12구간길을 조금 더 걷는다.

 

갑자기 천둥이 치더니 비가 쏟아졌다.

빗발은 처음에는 가늘게,그러다 세차고 굵게  변주한다.

방향을 바꿔 문화광장으로 내려왔다.

 

한밭도서관에 다 와가자 비는 폭우로 변해서 땅으로 내리꽂혔다.

덕분에 있는 힘껏 뛰었지만 섭섭하지 않게 젖었다.

 

느긋하고 심심하기조차했던 산행이

리듬감있게 마무리되는 순간!!

 

 

 

 6.대전 둘레산길잇기 12구간(시루봉~쟁기봉) 

 

 

 

.날짜: 2009년 6월 28일,일요일 .교통: 대전역 맞은편에서 311번타고 한밭도서관에서 하차. .산행: 청년광장~고촉사~시루봉~언고개~뿌리공원~만성산~샛고개~장안봉~쟁기봉,11.5km .산행시간: 6시간+중식

 

...할 수만 있다면 12구간과 11구간을 하려고 새벽에 집을 나서 8시 조금 넘어 대전역에 도착했다.

하지만 오지 않는 차를 기다리느라 30분 이상을 지체하고 탄 버스는 에돌아 한밭도서관으로 가는 노선이었으며 한밭도서관에서 들머리인 청년광장까지 걷고 하느라 12구간의 시작점인 시루봉에 도착하자 11시가 다 되었다.

 

시작부터 오르막.

고촉사를 지나 지난번에 갔던 12구간의 시작점인 시루봉으로 향한다.

한여름의 서막을 알리는 습도 높은 무더위로 갈증은 심하고 진행은 더디다.

 

땀을 식혀줄 한 줌 바람이 귀하디 귀하다.

 

시루봉 바로 밑.

바람길에서 땀을 식혔다.

 

갈 길을 놓고 친구와 잠시 설왕설래하다 시루봉으로 올랐다.

아이스께끼 장수가 땀을 훔치며 올라오는 산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언고개에서 금산으로 가는 도로길을 가로질러 맞은편으로 올랐다.

도로 한 옆에는 커다란 표지석이 세워져 있고 금산의 상징인 인삼이 표지석 가득 그려져 있다.

 

뿌리공원에는 평상이 많아 가족단위로 놀러와서 쉬었다 가기에 그만이다.

그늘이 잘 든 긴 의자에서 점심을 먹고  물을 더 샀다.

 

샛고개를 지나 장안봉으로 다 와가자 산객들이 많아졌다.

부근에 사는 사람들이 가볍게 올라와 산책이나 운동을 하고 있다.

쟁기봉에는 운동기구까지 있다.

 

쟁기봉을 내려서는데 빗발이 후득거린다.

후끈 달아오른 땅이 열기를 식히고

땀을 씻어내는 빗방울이 시원하다. 

 

 

 

 7.대전 둘레산길잇기 11구간(쟁기봉~방동저수지)  

 

 

 

 .날짜: 2009년 7월 11일,토요일

 .교통: 대전역 맞은편에서 311번타고 산성 초등학교 지나서 하차. .산행: 쟁기봉~효자봉~(정림중학교 후문으로 들어와 교정을 가로질러 정문으로 나간후)~갑천(을 건넌다)~느티나무(수령 640년)~          헬기장~구봉정~구름다리~대고개~구봉산 등산로입구~방동저수지 .산행시간: 5시간 50분(중식,휴식시간포함)

 

...이른 저녁 먹고 동네 뒷산으로 산책나온듯 길도 마음도 느슨하다.

하지만 습도높은 날씨덕에 걷기반 쉬기반이다.

급할 일없이 술렁술렁 구렁이 담넘어가듯 이어진 길을 걷는다.

 

실은 살짝 욕심(?)을 내기는 했다.

11구간과 10구간을 할 수있을 것같아 걸음을 재게 놀릴라치면

동행한 친구가 쉬어가자고 한다.

 

 

 

갑천을 건너기 위해 수중보를 지나는데 그제 내린 폭우로 수중보 위로 물이 넘쳐 흐른다.

신발과 양말까지 벗어 들고 바지 걷어올리고 제법 빠르게 흐르는 수중보 물 위를 걸었다.

발등과 발가락사이로 흘러드는 물의 부드러운 느낌이 좋다.

 

오늘 산행은 산넘고 물건너 느티나무 지나서 저수지로 향한다.

 

 

 

 8.대전 둘레산길잇기 10~9구간(방동저수지~도덕봉)  

 

 

 .날짜: 2009년 7월 26일,일요일

 .교통: 대전역 동광장(202번 종점)에서 202번 타고 방동저수지에서 하차.올 때는 현충원에서 107번 타고 대전역으로.. .산행: 10구간:방동저수지~산장산~성북동산성~빈계산(413m)            9구간:금수봉(532m)~자티고개~도덕봉(534m)~수통골주차장~현충원입구           *도덕봉을 지나 삽재까지가 9구간이나 도덕봉~삽재는 통제구간이어서 수통골주차장까지 내려온 후 현충원까지 걸었다.      .산행시간: 약 8시간40분(중식,휴식시간 포함)

 

 

 

 

 

... 산행 시작 9시 20분.

먹구름이 하늘을 점령했다.덕분에 조금 서늘하기도 하여 걷기는 오히려 수월하다.

시작이 비교적 일러 10구간과 9구간을 할 수 있을 것같다.

인심좋은 바위나 그늘진 벤취마다 쉬어가며 노닥노닥하고 느림보 걷기로 일관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하지만 전망 좋은 널따란 바위나 그늘진 벤취를 만나면 쉬어가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접근성이 좋아서인지 널리 알려진 때문인지 이제까지 했던 어느 구간보다 산객들이 많다.

 

 

 

 

힘들 일  없이 술렁술렁 걸어 3시간여만에 빈계산에 닿았다.

마침 점심 때여서 곳곳에서 산객들이 도시락을 까먹고 있다. 

기원을 담은 작은 돌탑들이 정상표지석 주위에 있다.

 

먹구름이 걷히면서 찜통 산행이 계속되고 태양의 열기를 견디지 못한 풀들은 훈김을 내뿜었다.

산행은 더디고 그늘은 반갑기 그지없다.

금수봉에서 도덕봉까지도 비교적 쉬운 길이다.

 

복병은 찜통 더위와 도덕봉에서 수통골 주차장까지의 내리막.

온통 삐죽삐죽한 돌길이어서 내디딜 때마다 이미 8시간 가까이 걸은 발이 아우성이다.

 

 

 

 

 

 

 

 9.대전 둘레산길잇기 8구간(계룡휴게소~안산동어두니마을) 

 

 

 .날짜: 2009년 8월 1일,토요일

 .교통: 대전역 동광장(107번 종점)에서 107번 타고 현충원에서 하차.약 50분 소요  .산행: 계룡휴게소~갑동~갑하산(468m)~565봉(문정봉)~우산봉(573m)~안산동 산성~안산동 어두니마을 입구            .산행시간: 약 6시간(중식,휴식시간 포함)

 

...계룡휴게소를 지나 갑하산 입구에 들어서자 맑은 물소리가 들린다.

작은 개울이 나대지 않고 졸졸 흐르고 있다.

앉을만한 적당한 돌도 있고 그늘이라 쉬어가기 안성마춤이다.

 

산에 오를 생각은 않고 쉬기부터 한다.

산에 오른 다음에 쉬어도 좋겠지만 먼저 잘 쉬고 산에 올라도 좋으리라.

한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맘같아서는 물에 발담그고 책읽다가 갔으면 좋겠다.

 

 

 

그늘없는 날등을 한시간 정도 오르면 갑하산이다.

드넓은 현충원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문정봉을 지나 우산봉까지는 걷기 좋은 능선길.나무도 많고 그늘도 많은 숲길이다.

 

 

 

 안산동 산성은 백제 시대의 산성이지만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다.

 

 

 

 

 10.대전둘레산길잇기 7구간(안산동~오봉산)  

 

  .날짜: 2009년 9월 6일,일요일  .교통: 대전역~반석(지하철)역에서 5번출구로 나와 101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하차.(약 1시간           올 때...봉산동 종점~(2번 급행)~대전역  .산행: 안산동~노루봉~금병산~용바위~보덕봉~구룡고개~오봉산~봉산동 버스종점            .산행시간: 약 8시간 30분(중식,휴식시간 포함)

 

...새벽에 집을 나설 때는 선선했건만 대전역에 내리자 긴팔 윗도리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덥다.

101번 종점이 옮긴 것을 모르고 동광장으로 갔다가 허탕을 치고 되돌아와서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 타고 7구간 시작 지점인 101번 종점까지 가는데 한 시간 가량 걸렸다.

 

멀리 보이는 국방과학연구소 철책길은 보기만해도 삭막하고 땡볕이다.그 아래에서는 도로공사가 한창이다.

대충 철책선을 향해 길을 잡고 올라갔다.

공사장 인부는 이쪽은 길도 제대로 없고 험하니 내려가서 도로를 따라 더 걸어가면 올라가는 길이 있을거라 했지만

어차피 철책길따라 걷는 거라면 내려가서 다시 길을 찾아 걸을 일이 번거러워서 그냥 올랐다.

 

 

 

 

시작부터 난관이다.

철책길 옆으로 난 길은 전혀 정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이런 길을 누가 걸을까 싶을 정도다.걷고 싶은 길이 아니라 걸으라면 사양하고 싶은 길이다.

이정표도 없고 둘레산길잇기 표지판도 없어서 길을 잘못 든 것은 아닌지 궁금했다.

이따금 앞서간 산객들이 매달아 놓은 작은 리본이 팔랑거리지 않았다면 다시 되돌아갔을 지도 모른다.(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길은 한동안 아무도 걷지 않은 것같았다.

제멋대로 웃자란 풀이 발길을 잡아채고 가시나무들이 옷과 얼굴과 손등을 할퀴었다.

정말 이런 길을 5킬로미터나 가야 한단 말인가..

손바닥만한 그늘도 찾기 힘들고 앉아서 쉴만한 곳도 없다.

그저 철책선 위에 매달린 감시 카메라와 이중 철책선이 이곳으로는 눈길도 주지 말라고 강력한 경고를 하고 있었다. 

 

 

 

 

한시간 삼십분정도 걷자 임도가 나타났다.

이제 좀 살겠다.

 

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툭툭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밤나무다.영글대로 영근 밤송이들이 제 무게에 겨워 낙하하고 있었다.

 

갓 떨어진 밤송이들은 연한 연두색이다.

날을 세운 가시도 성성해서 살짝만 갖다 대도 따끔한 일침을 놓는다.

잠시 숨도 고를겸 나무밑에서 떨어진 밤송이를 벌려 밤을 꺼냈다.

 

윤기나고 통통한 밤 세 알이 뽀오얀 얼굴을 내민다.

까꿍~

녀석들, 사랑스럽기도 하지.

 

임도로 계속 가면 아랫마을에 닿으니 길을 찾아 다시 올라가야 한다.

아직 철책길이 끝나지 않은 것이다.

 

 

 

 

멀지 않은 곳에 커다란 석불 입상이 보이고 바로 아래에 집 한 채가 있다.

길을 물을겸  집으로 갔더니 주인장이 얼음물을 건내며 꽁꽁 얼린 한 병은 가져가라고 준다.

풀독이 오른 친구의 팔을 보더니 소독약을 내오고 한동안 가시나무 무성한 철책선을 더 가야하는데 반팔로는 어림도 없다며 긴팔윗도리도 주신다.

고마운 인연이다.

 

얼마 올라가지 않아서 뜬금없이 정자가 나타났다.

전망대도 아니고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목도 아닌 곳에 정자가 있다.

정자는 버려진듯 무심히 풀과 나무에 둘러싸여 있다.

평상도 되어 주고 그늘도 제공하는 정자에서 점심을 먹었다.

 

 

 

 

얼마안가 철책길에 다시 들어섰을 때 내키보다 더 큰 잡풀과 가시나무가 앞길을 가로막았다.

 

'정말 이 길로 사람들이 다닌 것 맞나..?

이것도 길이기는 한건가..

에둘러가는 다른 길이 있는데 엉뚱한데서 생고생하면서 헤매는 것은 아닐까..?'

 

꼬리를 물며 의문은 커져갔지만 철책길따라 약 5킬로미터를 가야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앞으로 내딛는 것만이 이 길을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이다.

 

 

 

 

옷은 가시에 뜯기고 목과 손등은 긁혀가며 노루봉에 도착했다.

마침내 철책길이 끝난 것이다.그리고 처음으로 둘레잇기 표지판이 나타났다.

노루봉에서 공군대학아파트까지가 0.86킬로미터밖에 안되니 둘레잇기가 아니라면 공군대학아파트로 진입해서 노루봉으로 오르면 편할 것같았다.

 

금병산으로 향하는 길은 이제까지의 험난한 산행을 보상하기라도 하겠다는듯 편하디 편하다.

노루봉까지 오는 동안  한 명의 등산객도 만날 수 없더니(만났다면 그게 더 놀랄 일이다!!)

노루봉 이후에는 간간이 오가는 산객들과 마주쳤다.

금병산을 지나 용바위까지 3킬로미터 정도를 술렁술렁 걸었다.

 

갑자기 뒤에 오던 친구가 비명을 질렀다.

종아리에서 허벅지까지 근육이 뭉치면서 마비증세가 온 것이다.

'놀래라~철책길 5km가 문제라니깐..'

갑자기 찾아온 증세에 정확한 이유를 알지도 못하면서 괜히 철책길에 눈총을 준다.

 

임시방편으로 맛사지로 근육을 풀고 보덕봉으로 향했다.

보덕봉은 접근성이 좋아서인지 가벼운 차림으로 올라와 운동을 하는사람들이 많았다.

  

구룡고개에 내려 섰다.

6시가 다 되어간다.

맞은편 오봉산을 올라야하는데 몸이 스르르 풀린다.

 

시간이 늦어서인지 오봉산을 오르내리는동안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오봉산 위에는 넓은 평상과 긴의자가 몇 있다.

오늘 산행은 여기까지!!

 

 

 11.대전 둘레산길잇기 11구간(봉산동버스종점~봉황정)  

 

  .날짜: 2009년 9월 6일,일요일  .교통:  신탄진역에서 걷는다  .산행: (봉산동 버스종점~금강 2교~금강1교)~용정초등학교~신흥선원~무태골약수터~장동고개~봉황정~(죽림정사~ 읍내동)

             괄호구간은 전에 해서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