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2004
<베트남-2004>
.일정: 2004.11.30~12.13(14일)
.여정: 라오까이-사파-박하-하노이-동당
.비자: 15일 무비자(국경담당자에 따라서는 2주를 주기도 한다)
.15일이상 머물고자 하면 비자를 연장해야 하는데 1달 연장할 경우 (무비자였기 때문에 애초에 비자가 없었으므로)
비자 발급비를 합해서 $70정도를 내야 한다.
.화폐단위: 동dong
.환율: 1위엔=2000동,$1=15,680동
.물가: 숙소-$6안팎이면 욕실딸린 더블룸을 구할 수있다.관광지는 1.5배정도 더 비싸다.싱글룸은 드물다.
쌀국수 5000동(그러나 외국인 가격6000~10000동),인터넷3000~4000동
.중국비자: $30(달러만 받고 베트남 동은 받지 않는다),여행사에 신청하면 $35, 4일 소요.
.Tip.. 하롱베이 투어:1박 2일,$15(교통비,숙박비,식사,입장료 포함)
여행사마다 가격 차이가 크다.
사파sapa
흐어코우河口가 중국측 국경이라면 베트남측 국경은 라오까이Lao cai다.
두 나라 사이에는 홍강紅河이 흐른다.
강 위에는 놓여 있는 다리를 건너 국경을 넘는다.
밤새도록 비가 내려 마음이 싱숭거렸는데 다행히 아침이 되자 잦아들었다.
다리를 건너 이민국을 통과하자 삿갓 모자와 베트콩 모자를 쓴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갑자기 나타난 프랑스풍 건물들은 프랑스 식민지의 흔적이다.
몇 년 전에 베트남에 와본터라 이 모든 것이 낯설면서도 익숙하다.
여행자를 걸어다니는 은행쯤으로 여기고 끊임없이 속이려드는 것도 여전하다.
사파까지 2만동이면 갈 수있는 것을 7만 5천동을 부른다.
다시 온 사파는 친숙하면서도 새롭다.
사방은 안개천지인데 익숙한 시장통과 교회 골목들이 반갑다.
시장에 가서 쌀국수를 먹으며 뱃속에도 베트남에 왔음을 알린다.
어제에 비해 날씨가 맑다.
오랜만에 보는 파란 하늘과 구름이 반갑기까지 하다.
캣캣Cat cat마을은 따오족과 몽족들이 사는 마을이다.
염색을 한 진한 군청색 반바지와 긴 천을 발목부터 무릎께까지 둘둘 말아 스타킹처럼 신은,
키가 작은 블랙 몽족 여인들의 허옇게 드러난 무릎이 애처롭다.
플라스틱 싸구려 슬리퍼 사이로 드러난 맨발도 애처롭기는 마찬가지다.
집은 나무판자를 이어 지었는데 그 사이로 들어오는 황소 바람은 어찌할까..
그래도 그 집에서 사랑도 하고 아이도 낳고 밥도 짓고 길쌈도 한다.
다음 날은 두부얹은 쌀국수로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섰다.
인도차이나의 지붕이라고 일컬어지는 판시팡Phan Si Pang(3145)이 안개 사이로 어렴풋이 자태를 드러냈다.
마을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계단식 논이 펼쳐졌다.
어느 예술가의 작품이 저토록 자연과 어우러지며 아름다우랴.
조금의 먹거리라도 더 생산하기 위하여 한 뼘의 땅이라도 늘이려고
일일이 계단식 논을 만들었을 사람들의 땀방울과 지혜를 생각한다.
천천히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마을로 접어드니 사파에서 8킬로미터 떨어지 마을인 라오차이Lao Chai다.
발길 닿는대로 왔는데 정식 트레킹 코스인 것이다.
대개의 여행객들은 이 곳까지 지프를 타고 와서 마을을 둘러 보고 다시 지프를 타고 간다.
수예품을 만들어 파는 몽족 여인들은 물건 하나라도 팔고 싶어 애틋한 눈빛으로 외지인을 바라보고
단체 서양 여행자들이 길잡이를 앞세우고 트레킹이라는 이름으로 동네 구경을 하고 있다.
집집마다 돼지며 닭,개와 고양이들이 한가롭고 대나무로 만든 빨래대에는 염색한 천들이 널려 있다.
마을 사람들이 외지인들을 익숙하고도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낯선 존재들.
생김이 그렇고 머리 모양과 옷차림이 그렇고 사는 방식이 그렇다.
헝겊에 빨갛고 노란 꽃들을 수놓은 팔찌를 사달라고 내미는 여자 아이의 눈망울이 크고 맑다.
아이의 도움을 받아 팔목에 차니 예쁘다.
아이의 볼에 뽀뽀를 해 주었다.
머리를 양 갈래로 묶고 웃는 아이가 환하게 웃는다.
박하Bacha (사파~라오까이(1시간,2만동)~박하(2시간 30분,3만동)
오늘이 사파 토요 장날이라 평소보다 더 북적거린다.
블랙 몽족들이 파는 물건은 주로 염색한 천에 수를 놓아 만든 옷이며 이불보,방석커버,모자,벽걸이 장식 등이다.
그들이 필요해서 만든 물건들이라기보다는 외지인들에게 팔려고 만든 물건들이다.
다시 말하면 사파에 온 여행객들이 그 물건들을 사야만 그들의 생계와 생활이 유지된다.
그런 이유로 그들은 외국인만 보면 필사적이다.
살 형편이 안되는 여행자에게는 조금 부담스럽고 불편하기도 하다.
박하에서 사파까지 왕복하는 투어버스가 있지만($12) 현지인들이 하는 대로 라오까이에서 한번 더 버스를 갈아 타며 간다.
경비도 절약하고 찾아 가는 재미를 만끽하는 쪽을 택했다.
라오까이 기차역과 버스 터미널은 길 양쪽 끝에 있다.
해발 900미터에 있는 박하를 향해 1시에 출발하는 버스는 짐과 사람을 가득 태우고서
1시 40분이 되어서야 라오까이를 떠났다.
일요일은 박하 장날이다.
플라워 몽족 여인들이 장으로 모여 든다.
색색의 머리 수건과 화려하게 수를 놓은 윗도리와 어떤 꽃보다도 더 화려하고 풍성한
주름치마를 입은 그녀들의 옷차림 때문에 박하 장은 화려함과 풍성함 그 자체다.
소, 돼지,닭을 파는 가축시장도 서고 한쪽에서는 한 그릇에 2000동하는 쌀국수 가게들이 성황이다.
무엇보다 풍성한 눈요깃거리는 이곳 특산품인 벽걸이 장식과 모자 등을 파는 가게다.
장구경을 하며 사과,귤,땅콩을 넉넉히 사고 국수도 한그릇 사먹었다.
3시쯤 파장할 때까지 시장 구석구석을 누빈다.
플라워 몽족 여인들도 장보기를 끝낸 사람들도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고
장바닥에는 하릴없이 쓰레기들이 널려 있다.
한 바탕 장날이 끝난 것이다.
하노이Hanoi
라오까이에서 하노이 까지는 기차로 9시간 걸린다.
거리가 380킬로미터니 시속 40킬로미터가 조금 넘는 셈이다.
느릿느릿 느림보 협궤열차다.침대칸도 있지만 좌석보다 요금이 세 배 비싸다.
인도나 중국이라면 10시간 이하의 기차여행은 비교적 짧은 편에 속하지만
베트남에서 9시간 기차여행은 길고도 지루하게 여겨진다.
창도 낮고 촘촘한 보호 철망 때문에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어 더 그런 것같다.
하지만 쉼라행 토이 트레인 이후 오랜만에 기차를 타서 그런지 조금 마음이 들뜨기도 했다.
삶은 계란과 바나나 잎에 싸서 파는 찹쌀밥을 사먹으며 칙칙폭폭 하노이로 향한다.
다음 날 아침부터 환전을 하고 숙소를 옮기고 중국대사관에 가서 비자를 신청하고 나니 오전이 다 갔다.
옮긴 숙소는 텔레비전은 물론 냉장고까지 있다.더욱이 아리랑 방송도 볼 수있어 신났다.
오랜만에 한국말로 된 방송을 보고 있자니 한국이 가깝게 느껴진다.
비자를 찾았다.
신청한 대로 3개월 이내 입국에 60일짜리다.
서호는 아담한 호안키엠과는 달리 아주 크다.
질주하는 오토바이와 자동차 그리고 그 외의 탈 것들이 울려대는 경적들로 정신이 멍해가는 도심에
이런 쉼터가 있다는 것은 숨통 트이는 일이다.사람들이 호수 주변에 있는 벤취에 느긋하게 앉아 있거나
주변을 산책하거나 가벼운 운동을 하기도 한다.
바쁘고 빡빡하기만한 이곳 사람들의 심성도 조금씩 호수를 닮아갔으면 좋겠다.
하롱베이
"우리는 오늘 하롱베이로 간다"
탈거리,먹거리,잠잘거리 걱정없는 이틀 여정이다.
바다 가운데 점점이 그림같이 떠있는 섬들..
나도 섬이다.
우주 속을 떠다니고 통킹만 앞바다를 떠도는 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