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Exotic AFRICA

나는 걷는다 2012. 8. 5. 14:43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

 

아디스아바바 국제공항에서 비자를 담당하는 여직원이 묻는다.

 

"얼마나 (머물길) 원하니?"

 

한달짜리 비자를 준다고 알고 있었지만 굳이 물어보기에 두달정도 에티오피아를 여행할 예정이라

일말의 기대를 갖고 3개월이라고 했다.

그녀는 당당함이 지나쳐 듣기 거북한 거만한 목소리로 판사가 판결을 내리듯 말한다.

 

"I'll give you 1 month."

 

넘들 다 주는 한 달 줄거면서 왜 물어본거니..? 

 

 

 

에티오피아 고유문자 암하릭.

사람의 다양한 몸동작을 단순하게 형상화시킨 것 같기도 한 글자모양이 재미있다.

아무튼 앞으로 저 글자와 친해져야 여행이 한결 수월하고 재미있을테지...

 

아디스아바바에 대한 첫인상은 글쎄..공항에서 비자를 담당하던 여직원의 고자세로 보아 자존심 하나로 먹고 사는

사람들은 아닌가싶기도 하고 공항에서 시내로 오려고 탄 합승봉고 차장은 외국여행자용 요금을 불러놓고도 그것도 성에

안찼던지 조금 가다가 요금을 더 올려 불러 결국 내리게 하고 여행자용 숙소는 겉은 멀쩡한데 안은 찜찜해 침대벌레가

와글거릴 것같다.

숙소를 나오자 하릴없이 빈둥대다 외국인을 보면 껄렁대는 껄렁족들이 치근덕거리며 길안내를 자처하거나 돈을 요구했다.

 

현지인 식당에서는 계산하려는데 먹기전에 확인한 가격과 다르다.그러면서 표정은 난 모르오다.

어쨌든 음식을 먹었으니 음식값으로 본인들이 책정한 돈을 달라는투다.

 

절대 느긋하게 여행할 수 있는 곳이 아니구나...

피곤이 몰려오며 앞으로의 여정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에티오피아를 여행하고 케냐로 온 여행자들이 한마디씩 했다.

아프리카 다른 나라에 비해 여행자를 상대로 한 중대형 사고가 비교적 적다, 교통이 퍽 불편하다, 침대벌레가 어딜가나

많다, 에티오피아 전통 음식인 인젤라를 절대 못먹겠다 혹은 맛있다..그리고 지독한 가난...

 

그 중 악명높은 침대벌레는 나를 긴장시켰지만 여행자를 상대로 한 범죄가 적다는 말에 적이 안심했다.

호불호가 극명한 인젤라 맛도 궁금했다.

 

에티오피아의 공기며 사람들, 음식 냄새, 커피향기는 궁금증을 한층 키워가며 직접 가서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면 될터였다.

 

 

첫날부터 에티오피아의 악명높은 침대벌레들에게 당하기 싫어 침대 위에 텐트를 쳤다.

답답하지만 침대벌레 신경쓰느라 밤새 잠을 못자는 것보다 차라리 나을 것같았다.

조금 나은 숙소가 있을까싶어 찾아다녔지만 배낭여행자가 묵는 숙소 수준은 비슷했다.

조금 나은 숙소에서 자려면 최소 $25이상은 주어야한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익히 보아온 케냐나 우간다 사람들과는 달랐다.

커피색 피부에 비교적 큰 키.아랍과 아프리카를 섞어놓은 듯한 이목구비.

짙은 화장과 최신 유행하는 헤어스타일로 한껏 멋을 낸 처자들이 아디스아바바 거리를 누빈다.

 

또 하나 특이한 것은 교회다.

에티오피아 교회는 정교회라고 했다. 익히 보아온 교회의 모습이나 인상과는 자못 다르다.

 

신자들이 교회 건물 밖에서 땅에 무릎을 꿇고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곳에도 오래전부터 이 땅의 사람들의 말에 귀를 귀울여주실 신이 함께 하신다.

 

 

 

 

에티오피아 교회들은  중세 수도원을 연상시킨다. 

뭔가 묵직하고 장중한 분위기..

 

 

 

마치 묵언수행이라도 하는듯 그들의 기도는 낮고 안으로의 울림에 귀를 기울이는 듯하다.

 

 

 

그들의 믿음이 배타적이지 않기를..물질적이지 않기를..좀더 신에 다가가기를...

 

 

 

 

바히르다르로 가기 위해 새벽같이 터미널로 갔다.

터미널은 5시에 열고 표는 당일에 판다.

그러니 대중교통을 이용해 다른 도시로 이동하려면 무조건 5시까지 터미널로 가서 표를 사야 하는 것이다.

 

잠을 자는둥마는둥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짐을 꾸렸다.

터미널까지 버스를 타고 가려고 숙소를 나서는데 긴장감이 돈다.

버스에 올라타고 보니 버스 안에 걸려 있는 시계가 열 시 삼십 분을 가르켰다.

에티오피안 타임이다.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유럽 시간보다 6시간 빠르다.

손목시계는 4시 30분을 가르키고 있다.

같은 공간에 다른 시간대다.

 

터미널은 한마디로 북새통이었다.

5시전이라 아직 터미널 문이 열리지 않았다.

표를 사려는 사람들이 철문이 열리길 기다리며 문앞에 바짝 서 있다.

그 수는 점점 불어나고 주변에는 가로등 하나 변변이 없어 사방은 어둑하다.

과연 이 사람들 속을 뚫고 매표소를 찾아 표를 살 수 있을까..

5시에 문이 열리자 사람들은 마치 달리기 시합이라도 하듯 들어가 매표소를 향해 뛰었다.

 

사람들에게 밀리고 쏠리며 바히르다르행 표를 파는 창구를 찾는다.어디에도 영어 안내판은 없다.

어떻게해서든지 표를 사려는 사람들이 악을 써대는 틈바구니에서 새치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밀리지 않으려고

잔뜩 힘을 주었다.

간신히 표를 사긴 샀는데 이번에는 타려는 버스를 찾아가는 일이 큰일이다.

 

땅덩이는 큰데 수도에 있는 버스터미널은 왜 이렇게 좁고 무질서한건지..

터미널 직원이 손전등을 비춰가며 버스를 찾아준다.

 

일단 자리에 앉았다.

좌석 폭은 좁고 의자는 직각이다.이 상태로 12시간을 가야 한다.

 

무슨 까닭인지 승객이 다 찼는데도 버스는 떠날 생각을 안한다.

그러다 간신히 시동을 걸고 출발을 시도해보지만 이번에는 빠져나가려는 버스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터미널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냥 바라본다.

이들의 삶의 방식이다.

 

 

 

버스는 가다가 고장으로 멈췄다.

낯선 도시에 늦은 시간에 도착하는게 부담스러워 바히르다르에 너무 늦지 않게 도착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램을 접는다.

 

내가 원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그저 이 이국적인 아프리카EXOTIC AFRICA가 선사하는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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