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탄자니아-2010

나는 걷는다 2011. 7. 4. 16:33

 

<탄자니아-2010>

 

.일정: 2010.10.1-2010.10.30(30일)


.여정: 나망가(케냐탄자니아국경)-아루샤-모시-다르에르살람-잔지바르-다르에르살람 

 

.화폐단위: Tsh(탄자니아실링)
.환율: 1달러=1490~1500Tsh ,$1=1420~1460Tsh(국경환율)

.환전: .국경(케냐~탄자니아)에 환전소와 ATM이 있다.

          .은행에 따라 인출 한도액이 20만~40만실링(약 $272)으로 다양하다.

           Standard Chartered의 한도액은 40만 실링.

 

.물가: 생수(1.5리터)750~1000실링,인터넷 1000실링,엽서 400~500,우표 700실링

          한끼식사1500~3000실링,숄3000실링,

 

.비자: $50(비자비는 달러로 내야하며 2004년 이전에 발행된 지폐는 받지 않는다),3개월
         .국경에서 쉽게 받을수있다.사진은 필요없다.


.언어:스와힐리어와 함께 영어가 공용어이다.

 


.국경넘기 

 

1.케냐-탄자니야

   .입국 수속-환전-푸조(합승택시를 탄자니아에서 '푸조'라고 부른다)로 아루샤까지 간다

   .국경~아루샤:6000실링,2시간 30분

 

2.탄자니아-잠비아(타자라 기차)

    타자라 기차를 타고 잠비아로 넘어갈 경우 국경을 통과할 때 이민국 직원이 올라와서 여권에 스탬프를 찍어준다.

    환전상들도 올라온다.하지만 다르에르살람 기차역 2층 대합실에 환전소가 있고 환율도 좋은 편이어서 

    이곳에서 미리 하는것이 더 안전할 것같다.

 

.교통:.나망가(국경)-아루샤: 2시간 30분,6000실링

        .아루샤-모시:2시간,2000실링

        .모시-다르에르살람:9시간,15,000~(Happy Nation Express-회사이름,회사마다 가격에 차이가 있다)

        .다르에르살람-잔지바르(스톤타운):3시간 30분,$20(보트-Flying Horse,세금포함),$35(fast boat)

        .스톤타운-잠비아니: 2시간 30분,1500실링(픽업)

        .잠비아니-스톤타운: 1시간 30분,1500실링(픽업)

        .스톤타운-다르에르살람: $20(Seagull Express)

        .다르에르살람-카프리음포시(잠비아): 44000실링(타자라기차,2nd class)

 

.숙소: .아루샤 <Meru House Inn>,15000실링/sgl,dbl(싱글은 욕실포함,더블은 공동욕실),아침 불포함

          .모시 <Coffee Tree Hotel>,12000/sgl,c/b, 15000~/더블룸,욕실,아침 포함,

                                              식당에서 킬리만자로를 즐길 수 있다.

          .다르에르살람 <YWCA>,8000/family room,c/b, 10000/sgl,20000/dbl,콘센트는 없다,아침 포함

                              <YMCA>, 18000/sgl, 25000/dbl,공동욕실, 아침포함

                               <TYCS>, 6000/sgl,10000/dbl,15000/triple,c/b,아침포함,

                                            위치: Magolo st.에서 Alykha Rd.모퉁이에 Red Carpet레스토랑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면  왼쪽에 있다.(우체국에서 10분 거리)

          .스톤타운 <Pearl Hotel>, $10/person, c/b,아침 불포함,비추

                       .<Annex 2 Hotel>, $20/dbl,w/b, TV,냉장고,콘센트,아침포함,추천!!

                       .<Flamingo Hotel>,$10/person, c/b,방안에 세면대가 있다,아침포함

                       .<Jambo G.H.>, $25/dbl,c/b,아침포함

         .잠비아니<말라이카 G.H.>, $10/person,c/b,전기없음,아침.저녁식사 포함

 

 

 

 

 <아루샤>

 

 모시로 바로 가려던 걸음을 멈춘 것은 아루샤에서 메루산Mt.Meru(4566)을 볼 수있기 때문이다.

 탄자니아에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산인 킬리만자로Mt.Kilimanjaro(5895)가 있지만

 메루산은 킬리만자로와 함께 탄자니아를 대표하는 산이다. 

 

 방에서도 옥상에서도 메루산이 잘 보인다.

 

 구름이 걷히길 기다리다 한순간 구름을 뚫고 메루산이 온전히 보일라치면 득달같이 옥상으로 달려갔다.

 직선거리로 금방 닿을듯한 메루산은 한라산보다 두배이상 높은데도 수더분해 보인다.

 

 

 

 

<모시-킬리만자로>

 

 킬리만자로Mt.Kilimanjaro(5895)를 보고싶은 마음에  서둘러 모시로 발길을 재촉했다.

 <Coffee Tree Hotel>에서는 날씨만 좋으면 하루종일 킬리만자로를 실컷 볼 수있다. 

 어떤 여행자는 킬리만자로를 보기 위해 일주일동안 모시에 머물렀지만 날씨때문에 한번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했다.

 

 해질녘 하루종일 구름에 가려있던 킬리만자로가 서서히 벗겨진다.

 설산이다,

 킬리만자로다.

 

 

 

 

어제와 달리 아침부터 구름천지더니 저녁때까지 하루종일이다.

이런 날은 킬리만자로가 과연 구름 저편에 있기는 한건지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 

킬리만자로를 보며 느긋하게 아침식사를 즐기려는 기대는 기대로 끝났다.

 

 일요일이라 바로 옆건물에 있는 교회에서 오전내내 예배가 이어졌다.

 목사의 설교는 우렁차고 길었으며 중간에 템버린을  치며 신나게 찬송가도 불렀다.

 

 점심을 먹기 위해 어제 갔던 식당에 다시 갔다.

 밥과 수쿠마(야채볶음),고기를 넣은 감자스프, 샐러드, 콩요리, 바나나나 수박으로 이루어진 백반정식이 푸짐하다.

 그런데 먹고 나서 계산을 하려는데 먹기 전에 물어본 가격과 다르다.1000실링이나 더 올려 부른다.

 

 아침에 잠깐 구름 속에 가려있던 킬리만자로 봉우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순식간에 다시 구름속으로 사라지고 뾰족뾰족한 마인즈봉만 살짝 고개를 내민다.

 그리곤 하루종일 구름.

 킬리만자로를 제대로 알현하기가 쉽지 않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창밖을 보니 킬리만자로가 완벽한 모습으로 서 있다.

 서둘러 4층 식당으로 올라가 킬리만자로를 즐기며 아침을 먹고 오전 내내 방에서 산을 보며 둥글거렸다.

 이렇게 계속 보고있지 않으면 산이 사라지기라도 할 듯이...

 해바라기도 별바라기도 아니고 킬리만자로바라기다.

 

 같은 숙소에 묵는 일본 여행자가 내일 킬리만자로를 등반한다. 

 마음같아서는 나도 올라가고 싶다. 

 하지만 4박 5일 기준으로 $1000정도인 경비는 장기 여행중에 거금이다.

 그리고 히말라야 트레킹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비싸게 여겨진다.

 알파인 스타일의  트레커에게는 걸맞지 않는 경비와 방식인 것이다.

 그러니 매일매일 킬리만자로바라기를 할밖에...

 

 구름인지 눈인지 저 높은 곳에  떠 있는 킬리만자로를 눈이 아프도록 보고 또 본다.

 

 아침 일찍 킬리만자로를 향해 떠나는 일본 친구가 들떠 있다.

 왜 아니겠는가.

 내 발로 걸어 아프리카 최고봉을 알현하러 가는 길이니 말이다.

 

 킬리만자로는 오전 내내 구름 위로 솟아있더니 정오가 다 되자 완전히 구름 속으로 숨어버렸다.

 '구르믈 버서난' 킬리만자로를 보기가 쉽지 않다.

 

오늘은 아침에도 낮에도 저녁에도 산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내가 보지 못했다고 해서 산이 거기 없는 것은 아니다. 

눈앞을 온통 가리고 있는 구름 저 편에 우뚝하니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열흘을 머물렀지만 킬리만자로의 온전한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

 

 

 

<다르에르살람>

 

 모시를 떠나기 하루 전날 다르에르살람으로 가는 버스표를 예매했다. 

 하지만 아루샤에서 출발한 다르에르살람행 버스가  모시에 들어섰을 때 버스 안은 이미 만원이었다.

 차장은 "no problem"을 외치며 버스표에 적혀 있는 앞에서 두번째이던 좌석번호를 볼펜으로 쓱쓱 지우고 뒷자리로 배정한다.

 시비를 가릴 생각도 없이 그러련한다.나는 이미 돈을 냈고 이 차로 다르에르살람까지 갈거니까.

 

 2차선 도로는 잘 닦여있고 버스는 있는대로 속력을 낸다.

 아프리카 여행중이라는걸 일깨워 주기라도 하겠다는듯  바오밥 나무들이 무리지어 있다.

 

 갑자기 버스가 멈춘다.고장이다.다행히 1시간만에 고치고 다시 출발했다.

 그때문에 늦어져 다르에르살람에 도착하자 해가 지고 있다.

 

 낯선 대도시에서 어둠이 내려앉은 후에 숙소를 찾아 헤매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더구나 여기는 악명높은 다르에르살람이 아니던가.

 서둘러 우봉고Ubongo터미널을 나와  posta(우체국)행 미니버스에 올라탔다.

 

 퇴근시간이라 버스안은 만원이다.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꾸역꾸역 타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려니 한동안 잊고 있었던 일상이 밀려왔다. 

 

우체국(posta)옆에 있는 <YWCA>의 아침식사는 조촐하기 이를 데없다.

식빵 두 조각과 차 한 잔 그리고 파파야 한 조각이 전부다.

더 원할 경우 삶은 계란이나 짜파티,도넛 등을 돈 주고 사먹으면 된다.

짜파티 한 장을 더 먹고도 허전해서 밖으로 나가 삶은 고구마와 사모사를 샀다.

사람의 왕래가 많은 버스정류장 근처에는 이른 아침부터 찐고구마,짜파티,튀김,사모사등을 파는 노점상들이 많다.

 

방안에 눈곱만한 개미들 천지다.재빠르기는 얼마나 재빠른지 잡기도 어렵다.

어젯밤 녀석들이 몸 위로 기어다니는 통에 제대로 잠을 못잤다.

공동욕실과 화장실은 깨끗이 관리되고 있지만 방은 기대할게 없다.

얇은 베니어판이 옆방과 칸막이 역할을 하고 그나마 구멍이 많아 종이를 뭉쳐 막기 바쁘다.

 

베니아판 벽에는 한글로 현 정부의 최고책임자를 적나라하게 비난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먼저 다녀간 한국 여행자의 흔적이다.

다국적 여행자들이 무시로 드나드는 아프리카의 작은 숙소에  

이를 알아보고 공분해줄 이도 거의 없는 낙서를 쓴 한국 여행자의 심정을 헤아려본다.

 

 

 

 

 <잔지바르>

 

잔지바르로 가기 위해 본의아니게 (슬로보트) VIP석을 샀다.

훨씬 싼 비지니스석도 있지만 외국인은 살 수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절반밖에 안걸리는 쾌속선은 슬로보트의 VIP석보다도 두배가량 비싸다.

 

 라무에 오가고 부뇨니호수를 건널 때 배를 타기는 했어도 인도양에서 3시간이상 배를 타는건 특별한 경험이다.

 2 층에 있는 VIP석은 에어컨도 나오고 의자도 푹신하다.

 현지인 승객도 서너명 있고 열명이 넘는 러시아 단체관광객들도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

 

 망망대해는 한없이 이어질 것같고 하늘도 바다도 짙푸르다.

 덩치 큰 물고기들이 바다 위로 점프를 하며 이동하고 있다.

 

 잔지바르 선착장에 도착한 후,마치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에 입국할 때처럼 이민국에서  입도신고서를 작성하고 여권에 도장을 찍었다.

 숙소를 찾아 나서는데 선착장에 포진해있는 호객꾼들이 집요하게 따라온다.

 한 사람을 겨우 떨궈냈는가 싶으면 금세 다른 사람이 접근해왔다.

 숙소 가격은 알고 있던 서너달전보다도 더 올라 있고 가격 협상도 여의치않다.

 1인당 $10 이 최저가다.

 결국 집요하고 노련하게 따라붙은 할아버지 호객꾼을 따라 <펄호텔>로 갔다.

 

하룻밤 자는 것으로 충분한 <펄호텔>을 나와 근처의 다른 숙소로 옮겼다.

같은 가격에 시설은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다.욕실이 방 안에 딸려 있고 텔레비전과 냉장고도 있다.

 

처음 가격은 $40이었지만 절반 가격에 흥정했다.

숙소 주인들은 지금도 준성수기라고 하지만 들러본 숙소들은 하나같이 숙박객이 거의 없었다.

다시 말해 가격을 낮춰서라도 손님을 유치해야하는 것이다.

 

루프탑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있노라면 인도양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기분을 더욱 상쾌하게 한다.

하얀 식탁보 위에 커피와 세 가지 과일,토스트와 계란요리로 이루어진 아침 식탁은 풍성하면서도 정갈하다.

 

텔레비전을 켜니 알자지라 방송에서 24시간 내내 뉴스를 방송한다.

여전히 지구촌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사건사고가 발생한다.

남북수단이 긴장관계에 있으며 파키스탄 스왓벨리에서는 홍수가 났고 멕시코는 여전히 마약과 전쟁중이고

중국은 향후 5년동안 경제성장 계획을 발표했다.

그중에서 핵심뉴스는 한달동안 갱 속에 갇혀 있던 칠레 광부들의 생환소식이다.

 

 

 

 

라무가 읍정도라면 스톤타운(잔지바르)는 대도시다.

섬의 크기,잘 가꾸어진 공원,세련된 기념품 상점들,엽서,그림,조각,옷,수공예품 등의 품질과 디자인이 차원을 달리한다.

 

게다가 먹거리도 풍부하다.

죽,도넛,문어 데친것,꼬치구이,짜파티,잔지바르 피자,조각 수박,생선 튀긴것,생강차,커피등 이루 헤아릴 수없이 많다.

현지인 식당에서 1500실링이면 소스를 곁들인 갓 지은 밥을 먹을 수있다.

저녁에 시장에 가면 노점 장사꾼들이 밥을 산처럼 퍼담고 콩스프를 얹어준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불구불한 골목 탐험을  하다가 해질녘이 되면 바닷가로 간다.

그건 현지인들도 마찬가지여서 해질녘이면 아이고 어른이고 할 것없이 선선한 바닷가로 모여든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바닷가를 거닐며 산책을 하는가하면 

아이들은 한껏 폼을 재며  경쟁삼아 점프를 한다.

 

 

 

한쪽에서는 또 다른 아이들이 공차기를 하다가 물에 들어가 물장구를 치며 하루의 더위를 씻어내기도 한다.

아이들의 짙은 구릿빛 피부는  저녁놀이 가득 담긴 황금빛 바다에서 빛을 더한다.

아이들이 바닷물에 첨벙 뛰어들었다 나올 때마다 아이들의 몸도 황금빛으로 빛났다.

 

 

 

오전과 오후에 어시장이며 야채시장 골목을 탐험하고 해안가를 산책한다. 

하늘도 파랗고 바다도 파랗다.

 

 

 

 

 저녁 산책길에 세 명의 마사이족 청년들을 만났다.

고향은 아루샤이고 일년에 몇 개월씩 잔지바르로 와서 호텔 안전요원으로 일한다.

장신구를 좋아하는 이들은 직접 만든 목걸이를 자랑스레 내보인다.

 

세월이 흘러 그들도 우리처럼 세상과 소통하며 산다.

영어는 물론이고 컴퓨터도 다룰 줄 알고 메일 주소도 있고 휴대폰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전통옷을 입고 마시아족의 상징인 긴 나무장대를  갖고 다닌다.

구김없고  농담도 잘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용맹한 마사이 전사다!!

 

 

 

저녁에 바닷가를 산책할 때 모시에서 만났던,킬리만자로 트레킹을 떠났던 일본 여행자를 다시 만났다.

등정에 성공했다며 그때의 환희가 되살아나는듯  얼굴이 상기된다.

 

스톤타운에서 바라본 인도양은 오늘도 코발트 블루고

나는 길을 잃었다 찾았다하며 골목을 쏘다닌다.

 

 

 

 <잠비아니>

 

 

잠비아니는 잔지바르 동쪽 끝에 있는 작고 조용한 마을이다.

하지만 휴양지이기도 해서 숙소비는 천정부지다.

 

배낭여행자이면서도 이곳에 올 수 있었던 것은 <말라이카>가 있기 때문이다.

하루 10달러면 하룻밤 잠자리와 아침과 저녁을 제공한다.

물론 남인도 해변가나  라무의 숙소에 비하면 여전히 비싼편이지만 잠비아니에서는 더할 수 없이 착한 가격이다.

 

주인장 하지씨는 오래동안 일본인과 일을 해서 일본어도 할 줄알고 일본요리도 잘한다.

그래서인지 정서적으로도 한국과 일본인의 그것에 닿아 있다.

덕분에 숙박객은 대부분 일본여행자들이고 한국여행자들이 이따금 온다.

 

아침식사는 빵과 달걀요리,차와 과일이고 저녁에는 따끈한 밥과 생선커리다.

일본식으로 식사때마다 간장이 올라오고 젓가락이 놓여 있다.

정갈하다.

 

 

 

 

옥빛 바다.

하얀 모래사장이 길게 뻗어있고 전통가옥식으로 만든 롯지들이 해변가를 따라 줄지어 있다.

바다에는 날개를 단 목선들이 정박해있고 이따금 다우배들이 떠다닌다.

 

숙소에 도착하니 다르에르살람과 잔지바르에서 만났던 일본여행자가 와 있다.

토미.

 

그녀는 세네갈에서 자이카 -한국에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가 있다면 일본에는 '자이카'(일본국제협력단)가 있다- 단원으로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고 서아프리카를 여행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약 50개국을 여행했고 철학과 2학년까지 다니다 지금은 휴학중이다.

올해 서른.얼마전에 킬리만자로에 올랐다.

 

세상이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모든 것은 하나라는 것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 여행하는 중이다.

5년전에 처음으로 장기 여행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순수 여행기간은 2년 남짓.지금은 조금 지쳤다.

아프리카 여행이 너무 힘들기 때문인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예정보다 일찍 아프리카 여행을 마치고 중동으로 갈 생각이다.

 

그녀가 오전에 떠났다.

 

이 여행이 다하기 전에 그녀는 무엇을 만나게될까..

 

 

 

 

파제 해변은 잠비아니에서 달라달라(로컬 미니버스)를 타면 10분남짓 걸리는,잠비아니보다 규모가 큰 해변 마을이다.

잠비아니에서 해변을 따라 걸으면 한시간쯤후에 닿지만 도중에 한적한 곳에서 여행자를 노린 사고가 발생하기도 해서 도로길을 택했다.

도로길도 드문드문 차가 오가고 이따금 민가나 롯지도 있지만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아침부터 따가운 햇볕이 도로를 달군다.

바오밥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머리를 풀어헤치고 팔을 벌린채 서 있다.

 

 

 

한시간만에 도착한 파제는 한창 햇볕에 달구어지고 있었다.

해변에서는 마을 아낙이 해초를 말리고 있다.

드넓게 펼쳐진 백사장 그리고 옥빛 바다.

 

 

 

 

한나절 집앞 의자에 오롯이 앉아 말없이 손님을 기다리던 주인장 하지씨가 외출했다.

네살박이 개구쟁이 아들 하미시도 평소와 다르게 잘 차려입고 아빠를 따라나섰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들락거리며 경쾌하게 "빠바"를 부르거나 제 또래의 동네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놀던

하미가 없어서인지 집안은 더 고요하고 고즈넉하다.

하루에 두세번씩 들러 묵고 있는 외국여행자들에게 스와힐리어로 인사를 건네는 주인장의 어머니도 오늘은 안보이신다.

 

 

 

 

해가 떠오르면 부지런한 어부들은 어망을 들고 바다로 나아가고

이른 아침을 먹고 교복을 차려입은 아이들은 학교로 갔다.

 

골목 어느 집에선가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인도 음악이 흘러 나오고

야자수 나무들은 바람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춘다.

 

한낮의 햇볕이 내리꽂힌 마을은 고요에 잠긴다.

 

 

달이 차온다.

가득한 달빛을 받아 흰 모래해변은 더욱 희고 바다도 금빛 물결을 일렁이며 빛난다.

달빛에 빛나는 밤바다.   

 

 

 

 

잠비아니에서 처음에는 전기가  없어 불편하고 잠자리도 탐탁치 않았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심지를 돋우어 호롱불을 밝혀야했고 방에는 눈곱만한 개미들이 활개를 치고 침대 매트는 너무 허술해서 등이 배겼다.

어느날은 맹랑한 쥐가 방문틈으로 들락거리는 것도 모자라 침대까지 올라와 베개밑을 들쑤시기도 했다.

하지만 차츰 전기가 없는 것에 익숙해졌고 말없이 손님을 배려하는 주인장이 편했다.

 

잠비아니를 떠나는날,여전히 하지씨는 돌아오지 않았다.

 

텅빈 거리에는 고요만이 가득하다.

 

 

 

<잔지바르-스톤타운>

 

스톤타운으로 돌아오니 갑자기 문명세계로 온듯하다.

알자지라 방송에서는 여전히 세계 각국의 사건사고를 전하고 있고 냉장고는 쌩쌩 돌아가고 방이며 욕실은 불빛이 환하다.

 

저녁이면 바닷가는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고 돛단배는  바람에 실려 집으로 향한다.

 

 

 

이른 아침,어시장이 분주하다했더니 고깃배들이 들어왔다.

고기잡이 배에 가득 실린 것은 대부분 멸치다.

게나 등푸른 생선들은 뭍으로 올라오자마자 바로 경매에 붙여졌다.

은빛 비늘이 반짝이는 생선들이 금방이라도 팔딱이며 바닷속으로 들어갈 것만같다.

 

 

 

 

잔지바르에서 다르에르살람으로 떠나는 배는 밤 9시에 출발한다.한나절이 오롯이 남아있다.

낯선 골목을 돌아다니고 시장을 구경하다 어두워지기전에 선착장으로 갔다.

 

들어올 때 이민국에서 입도신고를 한 것처럼 나갈 때도 출국하는 것마냥 출도 신고를 한다.

 

어둠에 잠긴 밤바다.

화물선이 정박해있는 선착장에 불빛이 환하다.

 

 

 

 <다르에르살람>

 

탄자니아 이웃나라인 잠비아로 가기 위해서 탄자니아 수도인 다르에르살람과 잠비아의 카프리음포시를 연결하는 타자라 기차를 타려고

기차역에 왔다.표는 4일전에 예매했다.

그런데 출발 시간을 얼마 앞두고 1시 50분에 출발예정이던 기차가 밤 8시로 출발이 지연됐다는 공고가 붙었다.

기차를 타기 위해 일찍부터 대합실에 나와 있던 현지인들은 그 소식을 듣고도 늘상 있는 일이라는듯 별 표정변화가 없다.

지금부터 8시간 30분을 더 기다려야하는데도 말이다.

 

 누군가 여행이 뭐냐고 묻는다면...

 기다림이다.

 

 기다림이 다하면 기차는 올 것이고 나는 그 기차를 탈 것이다.

 

 

 

 

세개의 침대가 마주보고 있는 6인실 컴파트먼트.

남녀가 분리되어 있어서 승객은 모두 여자다.나말고는 모두 현지인들이다.

나는 오래오래 기다린 몸을 뉘인다.

 

기차는 밤길을 달려 길 위의 여행자를 어디론가 낯선 곳으로 데려간다.

 

 

'아프리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츠와나-2010  (0) 2011.07.30
잠비아-2010  (0) 2011.07.08
우간다-2010  (0) 2010.07.20
케냐-2010  (0) 2010.07.20
여행 7-아프리카2010  (0) 2010.03.02